배전선로 지중화, 제주 6.6%...서울 47.4% ‘격차’
배전선로 지중화, 제주 6.6%...서울 47.4% ‘격차’
  • 정흥남 기자
  • 승인 2004.10.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봇대.'우후죽순'...경관 훼손

韓電, ‘매칭펀드 방식’ 채택...돈 없는 지자체 ‘소외’
국회 선병렬의원 국감자료


‘서울엔 별로 없는 전봇대, 제주는 ‘우후죽순’
배전선로(전깃줄)를 지하에 설치하는 지중화(地中化)사업이 지방 자치단체의 재정상황에 따라 불균등하게 추진되는 바람에 전국의 돈 있는 자치단체와 돈 없는 자치단체 간 지중화율 격차가 크게 벌이지고 있다..

특히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면서 국제 관광지로 도약하고 있는 제주지역 전선 지중화율이 서울 부산 등 대도시는 물론 경기.광주지역 보다도 크게 낮아 제주의 자연환경이 크게 잠식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가 3일 국회 산업자원위원회 선병렬(열린우리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제주지역 배전선로 지중화율은 6.6%로 서울 지중화율(47.4%)의 14% 수준에 그쳤다.
즉 서울은 제주지방 보다 지중화율이 7배 정도 높은 것이다.

서울에 이어 대전(28.2%), 인천(26.5%), 부산(21.8%) 등 6대 광역시들이 높은 지중 화율을 보였고, 제주와 경남 전북 강원 충북 충남 경북 전남 등은 2.5~6.6%의 극히 저조한 지중화율을 기록했다.
이런 격차의 원인은 한전이 배전선로 지중화사업에 ‘매칭펀드 방식’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전은 현재 지상 위로 설치된 가공(架空)선로 확충 및 유지보수가 기술적으로 곤란한 지역에 대해서는 지중화 사업예산 전액을 부담하고 있으나, 이 밖의 지역에 대해서는 지자체가 2분의1 또는 3분의1 이상을 부담할 경우 나머지 사업비에 대해서만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결국 돈 없는 지역은 사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제주지역의 경우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전선지중화 사업에 모두 157억9400만원이 투입됐는데 이 가운데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한 사업예산은 49억2700만원에 이른다.

한편 한전은 이 기간 전국적으로 1882억원(지자체부담 543억원) 상당의 지중화 사업을 벌였다.
배전선로 지중화율이 낮을 경우 난립된 전봇대와 전깃줄이 도심지 등의 미관을 해칠 뿐 아니라 집값 하락의 한 요인이 되는 것으로 지적된다.

이에 대해 선병렬 의원은 “국가균형발전에 앞장서야 할 공기업인 한전이 ‘매칭펀드 방식’으로 오히려 지역별 격차를 유발하고 있다”며 “지자체의 재정력 격차가 날로 심화되고 있는 만큼, 한전의 배전선로 지중화 예산을 지중화율이 낮은 지자체 에 우선 배정하는 쪽으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흥남 기자 designtimesp=6156>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