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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용천수와 지하수가 오염됐다고 한다.
물론, 아직은 부분적인 오염이므로 걱정할 단계는 아닌 모양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오염예방을 소홀히 해서는 결코 안 될 일이다.
용천수도 지하에서 솟아 나오는 샘물이다. 지하수의 한 부분인 것이다.
그러므로 용천수가 오염됐으면 지하수 역시 오염됐을 가능성이 커진다.
마찬가지로 지하수가 심히 오염됐는데도 용천수만 청정해지기를 바랄 수는 없다.
사실 용천수를 포함한 제주도내 지하수들이 고갈과 오염문제로 심각해지기 시작한 것은 어제 오늘이 아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의 일이다.
따라서 제주도를 비롯한 관련기관들은 지하수개발 억제, 샘물 보호관리 등에 공을 들이고 있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지금쯤 도내 곳곳의 샘물들과 지하수들은 훨씬 더 고갈됐고 오염됐을 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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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환경자원연구원 등 관계기관들이 해마다 지하수와 샘들에 대해 여러 가지 조사와 관측, 연구를 병행하는 까닭도 그 때문이다.
올해 들어서도 환경자원연구원은 4~5월과, 7~8월 2차에 걸쳐 용천수와 지하수의 수질 모니터링을 실시했다고 한다.
그 결과 용천수의 경우 1차 조사 때보다 2차 조사 때가 더 오염된 것으로 나타난 점은 우리가 소홀히 넘길 일이 아니다.
즉 1차 조사 때는 질산성질소 최저-최대 검출 량이 1.9~15.9mg/ℓ였으나, 2차 조사 때는 그것이 4.5~19.5mg/ℓ로 오염도가 높게 나타난 것이다.
특히 19곳의 조사대상 용천수 중 8곳은 먹는 샘물 허용기준치 10.0mg/ℓ보다 질산성질소 검출 량이 많게 나타나 음용수로 쓸 수 없게 되었다.
환경자원연구원의 이번 2차 조사에서는 지하수관정 163개소에 대해서도 조사했는데 이중 3개의 농업용 관정에서도 음용수 기준치를 초과한 질산성질소가 검출되었다.
아무리 농업용 관정에서 검출되었다 하더라도 지하수 자체가 그 정도로 오염됐음을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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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올해 두 번째 실시한 용천수 19곳 및 지하수관정 163곳에 대한 수질조사 결과는 우려했던 것보다는 덜 오염됐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심각성은 아직도 상존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러하다.
오염대비책만큼은 철저히 마련돼 있어야 할 이유다.
조사대상 용천(湧泉) 19곳 중 8곳과, 농업용이든 음용(飮用)이든 간에 지하관정 3곳이 이미 질산성질소에 오염돼 있다는 것만으로도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질산성질소 자체가 인체, 특히 어린이에게 치명적인 청색증(靑色症)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단 몇 군데의 샘이나 관정이라 하더라도 그것에 오염되는 것을 경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샘물과 지하수에 관한한 꼭 수질 오염만 문제가 아니다. 더 큰 문제는 고갈이다.
해마다 지하수 고갈 정도가 더해가고 있다는 보고가 있는가 하면 샘물의 경우는 이미 말라버린 곳이 부지기수다.
지하수는 고갈과 오염이 비례한다. 수량이 적어질수록 오염되기도 쉽다.
개발사업, 농작물 시비, 각종 농약살포 등 주변이 온통 수질오염 주범들이다.
거기에다 해가 갈수록 지하수 개발로 인한 물소비량은 급증하고 있다.
우리가 수없이 당부했듯이 올해 1,2차 수질조사 결과에 관계없이 당국은 샘물과 지하수 관리에 철저를 기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