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스포츠 메카' 제주의 현실
[데스크 칼럼] '스포츠 메카' 제주의 현실
  • 제주타임스
  • 승인 2008.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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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회 전국체전이 광주일원에서 펼쳐진다.

제주도 선수단은 이번 체전에서 모두 66개 이상의 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영과 역도를 중심으로 다메달을 획득, 예상 목표치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일부 종목에서는 대진운이 좋지 않아 초반부터 어려움에 봉착할 것으로 보인다.

메달 66개는 그동안 선수들의 흐린 땀방울의 댓가다. 반드시 이뤄야 한다.

하지만 지금의 제주체육의 구조속에서 66개라는 메달 개수는 어찌보면 과분한 것인지도 모른다.

기본적인 스포츠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았고, 우수선수 또한 타시도에 비해 매우 열악한 조건이기 때문이다.
도청 직장운동부 선수들은 도내 연습 상대가 없어 육지부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유도복을 잡혀줄 선수가 없어 개인훈련을 하고, 스파링 상대가 없어 혼자 연습한다.

이게 우리 제주 스포츠의 현실이다.

이런 현실을 알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애써 외면하려는 것인지 제주체육의 근간이란 할 수 있는 양대 산맥은 오늘도 묵묵한 모습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 묵묵함에는 관심이란 것이 없어 보인다.

그저 선수들이 알아서 하라는 식의 방목형 묵묵함이라 함이 옳겠다.

관심을 갖고 묵묵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저러면 안되는데, 바로 그거야하는 감독들의 마음이 아닌 아무런 관심도 없어 묵묵히 선수들의 경기모습을 지켜보는 관중의 입장이다. 그게 바로 제주체육의 양대산맥의 묵묵함이다.

올해 소년체전에서 제주도선수단은 금메달 단 1·개를 수확했다. 대진운이 나빴다고 탓할 수 있다.

 하지만 선수들이 마음놓고 운동에 전념할 수 있는 기본적인 시설 부족과 우수선수 부재의 탓이 더 크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이 선수들이 앞으로 소년체전을 출전해야 되고 일부는 전국체전에 출전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참 난감하기 짝이 없다.

정책적이고 재정적인 문제해결이 있어야 하지만 구렁이 담 넘어가듯 아무런 반응이 없다.

그저 오래돼 바퀴가 낡을대로 낡은 제주 양대바퀴를 중심으로 제주라는 짐수레는 굴러간다.

비가 많이 오고 태풍이 몰아치면 재해를 일으킬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낳는 도로공사에 매진한다. 

스포츠 하나로 수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을 모른다.

스포츠의 이런 장점들을 찾아 어필하고 이를 전문적으로 담당할 수 있는 전문가 집단이 없다.

 도 스포츠산업과를 그저 거쳐가는 곳, 순환제 근무의 한 부서 정도로만 생각하니 스포츠 마케팅의 진정한 힘을 찾으려 할 것인가.

엘리트 학생 선수들을 일반학생과 같은 맥락에서 바라보는 것도 문제다. 이런 선수들은 운동 하나에 전인생을 걸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이들에게 일반 학생과 똑같은 것을 강요하면 탈이 난다. 한 마리 토끼를 제대로 잡을 수 있는데도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치게 하는 우를 범할 수도 있음이다.

그 책임은 어른들이 져야 한다.

재정적인 뒷받침도 그렇다. 도 재정 뻔하다. 대기업이 없는 제주의 입장에서도 절반이 훨씬 넘는 예산을 중앙에 의지해야 한다. 그런 부담을 줄이기 위해 요즘 도에서 재정 자립도를 높이기 위한 관광과 외자유치에 매달리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원시안적인 관점으로 스포츠를 바라봐야 한다.

올림픽이 그렇고 월드컵이 그렇듯 스포츠는 국민들 하나로 뭉치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이는 금전적으로 계산할 수 없는 것이다.

또한 풍부한 재정적 투자를 통해 우수한 선수가 제주서 탄생된다면 제주를 한번에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는 스포츠 마케팅을 통한 관광 마케팅을 동시에 할 수 있다는 말이다.

한 해 일본, 중국, 대만 등지에서 관광객을 제주로 유치하려고 얼마나 많은 관광홍보비를 지출하고 있는가.

이를 생각해 볼 때 제주출신이 아닌 제주가 키워낸 스포츠 스타를 만들어내고 이를 통한 지역관광마케팅 전략을 수립해 볼 수도 있다.

그 파괴력은 만만치 않을 것이다.

찔끔찔끔 예산을 사용하며 이런 시설 지었습니다. 저런 시설 지었습니다. 생생내기는 이제 그만두자.

제대로된 시설, 국제적인 시설 만들고, 제대로된 투자로 제대로된 우수한 선수들을 한번 키워내 보자.

재발 책상머리 앞에서 자판기 두들기며 손익계산하는, 실패하면 당한 문책 생각하지 말고 하면 된다는 긍정적 사고방식으로 제주체육의 뼈대를 만들어보자.

고 안 석
체육/편집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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