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일방적 홍보 '카지노 타령'
[사설] 일방적 홍보 '카지노 타령'
  • 제주타임스
  • 승인 2008.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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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쪽 토론자 없이 찬성 쪽만 자리한 도민 공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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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대쪽 토론자는 없었다. 찬성 쪽 토론자만 불러 모았다. 그래서 일방적으로 찬성논리만 폈다. 이를 도민공청회라 이름 했다. 그래도 도민들이 이를 얼마나 신뢰할 것인가.

 물론 공청회의 신뢰도는 ‘제로(0)’라는 말을 들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찬성각본에 따라 밀어붙이기식 독선적 공청회라는 비판을 받을 것임에 틀림없다.

 24일 제주도관광협회가 주최한 ‘관광객 전용 카지노 도입 도민 공청회’가 바로 그렇다.

 관광객 전용 카지노 도입 반대 입장의 토론자는 배제한 채 찬성 쪽 발제자와 토론자만 참석하여 ‘제주의 신 성장 동력으로 관광객 전용 카지노 도입의 필요성‘만 강조했던 공청회였기 때문이다.  

 이런 공청회를 왜 가졌는지 의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목적 달성이 급하다고 해도 절차나 수단의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면 그 목적은 이미 순수성을 잃어버린 것이다.

 관광객 전용 카지노 문제도 그렇다. 아무리 ‘제주의 신 성장 산업’이라고 아름답게 포장해도 이를 밀어붙이는 방식이 졸렬하거나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면 그 아름다움은 구겨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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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광객 전용 카지노 도입의 찬.반 입장에 관계없이 이번 도 관광협회의 관련 도민 공청회는 실패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추최측 말대로 반대쪽이 참여를 거부했거나 사양했다면 먼저 그 불참의 정확한 이유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순서다.

 반대쪽 의견이 지금은 공론화의 시기상조라 했으면 이에 대한 검토도 있어야 했다.

 사실 관광객 전용 카지노 문제는 그렇게 시급성이 요구되는 사안은 아니다. 도에서 필요하다고 마음대로 결정될 문제도 아니다.

 이미 전임 정부에서부터 현재의 이명박 정부까지도 내국인 카지노 도입에 부정적 시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정책을 무시하고 뛰어넘어 밀어붙일 재간은 있는가.

 그렇지 않아도 지금 제주에는 해군기지 건설 문제 등 도민여론 분열과 주민 갈등이 첨예한 현안이 쌓여 있다.

 카지노가 이들의 상순위가 될 수는 없다. 또다시 관광객 카지노 도입문제로 새로운 찬반 여론 분열과 사회적 갈등을 조장하여 제주발전을 저해 할 수는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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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도 도 관광협회는 관광객 전용 카지노 도입 공청회를 강행했다. 카지노 도입의 필요성만을 강조한 일방적 카지노 선전모임이나 다름없었다.

 카지노 산업은 도박 산업이 아닌 게임 산업이라거나 제주도 재정을 획기적으로 확충할 수 있고 국부유출 방지를 위해 머지않아 내국인 카지노 개방이 예상되므로 이때를 겨냥해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논리 뿐 이었다.

 도박중독자 양산, 재산 탕진, 마약과 조직폭력과 섹스 등 범죄증가, 도민사회 환경 악영향 등에 대해서는 저감대책이 있다고 포장했다.

 카지노 관광객이 제주관광산업에 어떻게 기여 할지, 어떤 부작용을 줄지에 대한 고민이나 대안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골프장의 이른바 골프텔 허가로 기존 일반 관광 업소에 심각한 타격을 준 것처럼 카지노 도박꾼은 카지노에만 머문다는 사실을 애써 외면했다. 카지노가 제주관광에 득보다는 실이 크고 제주를 도박섬으로 더럽혀 진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온갖 사회적 부작용이나 악영향에도 돈만 벌면 그만이라는 관광정책은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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