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은행, 예금 높이기 대책 세워라
[사설] 은행, 예금 높이기 대책 세워라
  • 제주타임스
  • 승인 2008.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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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신 늘여 유망 제조업체 등 적극 지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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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은행은 국민들이 예금한 돈을 대출해 줘 수익을 창출한다.

 대출금의 이자가 대출의 재원이다. 따라서 예금액이 줄면 돈 장사가 잘 안 돼 은행의 건전성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도내 금융기관의 수신액이 5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고 한다. 주된 원인은 지역의 경제 사정이 더 어려워졌기 때문일 것이다.

며칠 전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발표한 ‘7월 중 제주지역 금융기관 여.수신 동향’에 따르면 총 수신액은 12조6652억원이다.

 그런데 이 예금액은 전 달에 비해 932억원이 줄어든 것이다.

한 달 만에 도내 은행의 예금액이 무려 10% 가까이 감소했다는 얘기다.

 지난 달에도 같은 현상이 지속됐다면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이 때문인지 기업 대출의 증가폭도 31억원에 그쳤다고 한다.

전 달 증가폭 213억원에 비해 7배나 대폭 줄었다는 것이다.

그러잖아도 제주지역 업체들이 겪는 자금난은 심각한 수준이다.

제주발전연구원이 지난 7월 도내 제조업체 중 87개 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자금조달 확대’(응답 19.6%)가 기업환경 개선 요인 1순위에 올랐다.

2

올 들어 국제 유가 급등으로 인해 많은 국민이 경제적 고통을 당하고 있다.

비싼 기름값 부담은 물론 고물가 로 인한 이중고를 겪고 있다.

특히 도민과 제조업체 등 기업이 겪는 어려움은 다른 지방에 비해 더 심한 것같다.

농.축산업은 기름값.비료값.사료값 등의 폭등으로 인해 사실상 위기에 처해 있고, 관광서비스업도 외화내빈의 상태다.

지난 여름 관광객이 다소 늘었다 하나, 제주도의 음식값.숙박비 등 요금 인하 정책 때문에 많은 관련 업소들이 더 실속 없는 장사를 했다.

사실상 강요된 요금 인하 시책으로 손님은 다소 늘었을지 몰라도, 소득은 별로였다고 하소연하는 업소들이 적잖다.

지난 7월 도내 금융기관의 수신액이 감소한 원인 중에는 실속 없는 관광과 급등한 농업 비용 부담에 따른 소득 감소도 일조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럴 때일 수록 은행들은 더 강도 높은 여.수신 대책을 펴 나가야 한다.

특히 부동산 자금을 예금으로 유치하고, 다른 지방으로 빠져나가는 중.대형 할인매장 판매 자금의 일부를 유치하는 일도 절대 필요하다.

3

수신을 등한시한 은행 경영은 언제 어떤 악재를 만날지 모른다. 일반예금 계정을 소홀히 하고, 신탁상품 계정에 치우친 은행 운영은 당장의 고소득은 제고될지 몰라도 위험 부담이 도사려 있기 마련이다.

은행의 부실은 대부분 소비자 대상의 일반대출이 아닌, (기업 등의) 부동산 저당 대출과 보증 대출 등 신탁자금의 대출에서 비롯되고 있다. 물론 더 많은 수익을 위해 불기피한 선택일 것이다.

그러나 은행 본래의 기능을 회복하고, 건전성을 유지하려면 보통예금을 신장하고, 특히 전망이 있는 기업에 대한 대출 확충에서 찾아야 한다.

만약, 현재 여전히 0.1% 안팎에 그친 보통예금과 저축예금의 금리를 2% 내외로만 인상해도 봉급생활자와 자영업자 등의 여유자금을 예금으로 유치할 수 있을 것이다.

은행들은 보통예금의 경우 관리 비용 때문에 2~3%의 마진을 더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 스스로 고임금과 인원 최소화 등 구조 조정을 통해서라도 보통예금의 관리 비용을 줄여 나가야 한다.

보통예금과 저축예금을 적극 유치하고, 이 예금을 일반자금 대출과 기업자금 대출로 확대하는 강력한 은행의 여.수신 대책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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