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상 비용↑…특수 기대 어려워
회사원 고모씨(40, 제주시 화북1동)는 즐거워야 할 이번 추석이 반갑지만은 않다. 경기침체로 인해 상여금 봉투가 크게 홀쭉해 졌기 때문이다.
차례상을 준비해야 하는 주부 강모씨(45, 제주시 도남동)도 사정은 마찬가지. 물가가 오르고 이른 추석으로 과일 값이 크게 오르면서 예년과 같은 풍성한 음식 준비는 접기로 했다.
9월이 시작 되자마자 다가온 추석. 이렇듯 서민들과 취업준비생들은 고물가와 함께 취업시즌이 겹치면서 한숨만 내쉬고 있다. 여기에다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음식물 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면서 이래저래 마음이 불편하다.
▲ 추석 보너스 봉투 ‘홀쭉’
실제 추석을 맞아 상여금을 지급하려는 제주지역 중소기업은 지난해에 비해 다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지만 경기침체 등의 영향으로 봉투는 얇아질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중앙회 제주지역본부가 도내 중소기업 45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추석상여금 지급계획’에 따르면 조사 업체 69.0%가 추석 상여금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지난해 66.6%보다 소폭 증가했다.
하지만 올 추석 상여금 평균지급수준은 기본급의 69.0%로 지난해 77.6%에 비해 8.6%p나 낮아지면서 ‘보너스에 대한 기쁨’만끽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에는 ‘기본급 50%이하’로 상여금을 지급하겠다는 업체가 39.1%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53.8%로 14.7%p 늘었다.
▲ 차례상 비용 ↑… 특수 기대 어려워
이와 함께 올해 추석 차례상 비용이 4인 가족 기준으로 지난해 보다 8.9% 오른 18만230원 정도 소요될 보이면서 주부들의 고민도 만만치 않다.
주부 강씨는 “그래도 지난해 추석에는 음식 장만을 넉넉하게 했지만, 올해는 추석이 빨리 와서인지 과일 값은 물론 대부분의 품목이 올라 필요한 만큼만 장을 볼 계획”이라고 토로했다.
고물가로 넉넉한 상차림을 꺼리면서 재래시장 상인 등도 추석 특수를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다.
▲ “취업준비도 바쁜데 추석을 어떻게 쇠요”
이른 추석으로 취업시즌도 추석 이후로 미뤄지면서 취업을 준비하는 이들의 마음도 편하지만은 않다. 진모씨(28, 제주시 이도2동)는 “취업 걱정에 추석을 즐겁게 쇠기란 사실상 어렵다”며 “서울에서 취업준비를 하는 친구는 지난 설에 이어 이번 추석에도 내려오지 않을 요량”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