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정책자금 대출 기피ㆍ금리 인상…중소기업 '그림의 떡'
제주시, 추천기업 실제융자 작년 40%, 올 16%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김모씨(47.제주시)는 최근 제주시가 발급해 준 중소기업경영안정 지원자금 추천서를 들고 시중은행에 대출을 신청했지만 퇴짜를 맞았다. 제주시, 추천기업 실제융자 작년 40%, 올 16%
대출심사에서 담보능력도 부족하고, 매출액도 낮기 때문이라는 게 은행의 설명이다.
김씨는 "중소기업이 담보력이 낮기 때문에 정책자금을 신청하는 것 아니냐"며 "떡 줄 사람(은행)은 생각도 않는데 추천서가 무슨 소용이냐"며 시름에 잠겼다.
이 처럼 중소기업경영안정자금 등 정책자금 신청이 쇄도하고 있지만, 정작 시중은행에선 대출을 기피하고 있어 추석을 앞둔 중소기업들의 자금난은 심화되고 있다.
실제 제주시가 지난해 5257건(2278억2300만원)의 대출추천서를 발급했지만 실제 대출로 이어진 업체는 2120개, 액수로는 906억8700만원에 그쳤다. 건수로는 절반에도 훨씬 못 미치는 40%, 액수로는 아주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더욱 자금난을 겪고 있는 올해의 경우는 더욱 심각한다.
지난 8월말까지 모두 4383개(1963억6500만원) 업체가 추천서를 들고 은행을 찾았지만 16%인 708개 업체(300억6200만원)만 대출을 받는 데 성공했다.
중소기업경영안정자금이 '그림의 떡'인 셈이다.
제주도는 대출추천서에 의해 은행 융자를 신청할 경우 일반기업은 2.8%, 벤처기업이나 성장유망중소기업 등 우대기업은 3.5%의 이자를 보전해 주고 있다.
제조.건설업 뿐만 아니라 도.소매업, 이.미용업 등 업종에 따라 최고 4억원까지 대출추천서를 받을 수 있다.
대출 기간은 2년으로, 4년간 재연장이 가능하다.
제주도가 모든 시중은행과 맺은 업무협약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시중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속속 올리고 있어 저리의 정책자금 대출을 꺼리는데다 대출심사를 강화하고 상환 연장마저 제대로 해 주지 않고 있다.
자치단체의 보전 이자율도 변동금리와 상관없이 2.8%로 못을 박고 있어 대출금리를 올리고 있는 은행으로선 정책자금 대출을 쉽게 해 줄리 만무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지역기업들은 자금난 해소를 위해 실질적인 정책자금 지원확대와 대출금리 인하, 신용대출 확대, 대출심사 완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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