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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제주관광을 ‘바가지 관광’으로 인식하는 이들이 많다. ‘고비용 관광’의 다른 표현이다.
그런데 이 같은 제주 고비용 관광의 주범이 이른바 관행적으로 이뤄지는 ‘송객수수료’다.
송객 수수료는 관광객을 보내주는 대가로 관광 상품 가격의 일정 비율로 떼어주는 돈을 말함이다.
관광객을 보내주는 여행사나 전세버스 기사, 관광안내원에게 음식점이나 토산품점, 승마장, 관광잠수함 등 관광업체에서 상납하는 돈이다.
이런 송객수수료는 바로 고비용 관광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떼인 송객 수수료를 벌충하기 위해 음식 값 등 관광 상품을 비싸게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제주관광이 오래전부터 앓고 있는 고질병이나 다름없다.
관광 업소에서는 송객수수료를 주지 않으면 관광객을 보내지 않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송객수수료를 주고 이를 관광객들에게 바가지 씌워 제주관광의 이미지를 흐리게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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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알려지는 바로는 관광업체가 지불하는 송객수수료는 관광 상품 가격의 최저 10%에서 최고 70%까지라는 것이다.
관광농원인 경우 상품가격의 50%, 관광지 입장요금의 경우는 10~50%, 승마장은 요금의 40~70%, 관광잠수함은 탑승요금의 30~50%의 송객수수료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가령 1만원어치 관광 상품을 팔면 최고 7000원을 송객수수료를 주는 것이다.
업주는 전체 판매액의 30%만 갖는다. ‘배보다 배꼽이 큰’ 송객수수료의 현실이다.
그러니 관광 업소에서는 관광객들에게 바가지를 씌울 수밖에 없다고 한다.
시쳇말로 관광객들에게 ‘눈퉁이 박는다“는 말은 여기서 비롯됐다.
제주관광이 바가지 관광이라는 오명을 쓰고 비판을 받는 이유다.
이 같은 송객수수료가 제주관광 고비용 거품빼기의 최대 아킬레스건이라는 인식이 최근 도내 관광업계에서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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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객수수료 문제가 정리되어야 제주관광이 정상적으로 돌아간다는 인식이다.
최근 제주관광협회는 도내 관광업종별 회원사 대표 등 80명이 참석한 가운데 송객수수료 문제 해법에 대한 광범위한 논의를 했다.
“송객 수수료 거품을 빼야 제주관광의 고비용 거품도 뺄 수 있다”는 공감대에서 출발한 것이다.
여기서 거의 모든 참석자들이 과도한 송객 수수료는 바로 관광 요금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적정수준의 송객수수료 책정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음성적인 송객수수료를 적당한 선에서 양성화 하고 이를 제도화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사법당국이나 행정이 규제에 나서기 전에 업계가 자율적으로 이를 조율하고 실천하자는 것이다.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다.
업계 스스로가 타율적 제재가 가해지기 전에 송객수수료 문제를 정리한다면 제주관광은 분명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것임에 틀림없다.
송객수수료 거품빼기에 관광업계의 자율적 결의와 실천을 기대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