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아가는데 물은 없어서는 안 될 생명과도 같은 존재이다.
요사이 우리는 풍족한 문화생활을 영위하면서 물을 너무 헤프게 써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가정에서의 설거지, 목욕문화, 수세식 화장실, 세탁기, 고압청소기, 건설현장, 농업용수 등 물을 물 쓰듯 하고 있다.
우도만이 아니라 제주도 부속도서 대부분 섬 지역은 지형적인 여건인지 모르나 높은 산이나 계곡이 없어서 육지부의 섬과 달라 용천수의 물줄기가 없는 곳이다.
우리의 할머니, 어머니, 딸들은 마을마다 물 저장 공동물통에 의지하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 물 허벅을 지고 몇 차례 물을 길고 나서야 아침밥을 짓곤 하는 부지런함이 있었다.
지금은 사진 속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풍경이다.
갓 시집온 새내기들도 동네 첫인사가 물 허벅을 지기나, 물통의 빨래터였으니 지금 2·30대들은 이해가 되지 않을 얘기이다.
당시로서는 농약 같은 유해성 화학물질이 없어서 물통의 물이 비위생적이었지만 섬에서 유일한 생활용수를 해결한 것을 놓고 볼 때 문화유산으로 보존을 해야 할 것이기도 하다.
이렇듯 마을마다 공동 물통을 만들고 집집마다 물 항아리와 물 허벅은 생명 줄이었다.
물통의 물이 얼마나 비위생적이었나 하면 여름이면 장구벌레, 파리, 모기, 올챙이, 지렁이 등 민물에서 서식하는 각종 유충의 서직지였다.
각종 유충들을 망으로 거르고서야 식수로 사용하곤 했으니 섬지역의 물 사정이 얼마나 열악했는가를 알 수 있다. 그리고 한번 사용 했던 물은 재활용에 재재활용이었다.
1970년대 이전의 3~4월의 갈수기 때에는 이웃마을 물 동냥은 전쟁을 방불케 했었다.
물 인심이 얼마나 박했는지 물이 있는 마을에서도 집집마다 물배급제였던 시대가 엊그제만 같다.
그 보릿고개 시절에 먹다 남은 것이 물이였다지만 섬 지역은 그러지 못했다.
70년대 들어서 주택개량 사업으로 초가에 짚만 걷어내고 석면이 첨가된 슬레이트를 덮고 물을 받아 생활용수를 해결했다.
그 시설은 지금도 남아 있어 일부 가정에서는 허드렛물로 사용을 한다든가 비상급수로 사용하고 있다.
1999년 물의 날을 기점으로 우도에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규모가 큰 삼투압 방식으로 염지하수를 정화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
2010년이면 제주특별자치도가 섬 지역 식수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본도 뭍에서 해저수도가 연결된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섬 속의 섬 우도에서 풍족한 물 사용을 기대해보는 것은 과욕일까.
강 영 수
제주시 우도면 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