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道議會, 공항 매각 可타 否타 왜 말 없나
[사설] 道議會, 공항 매각 可타 否타 왜 말 없나
  • 제주타임스
  • 승인 2008.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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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금 제주도내에는 심상치 않은 흐름이 일고 있다.

 이 흐름은 아직 파랑(波浪) 수준이지만 곧 협곡(峽谷)을 만나 한바탕 소용돌이 칠 기세다. 그리고 그 소용돌이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 같다.

뜻이 이루어질 때까지 계속될 조짐이다. 제주국제공항 민영화를 반대, 이를 저지하려는 흐름이 바로 그것이다.

 그 흐름 앞에는 제주상공회의소, 제주도관광협회, 제주신공항건설추진협의회, 공항공사 노조, 그리고 제주도가 섰다.

이어서 민노총제주지부, 민노당, 진보신당 제주추진위원회, 자유선진당 제주도당이 나섰다. 여기에다 민주당 제주지역구 국회의원 강창일씨도 합류했다.

 이들은 하나 같이 제주공항 민영화의 부당성을 지적하면서 정부에 건의서를 제출하는가 하면 성명 발표, 심지어 결의대회까지 열고 있다.

 특히 강창일 의원은 엊그제 국회 관련 상임위원회에서 제주공항 민영화의 부당성을 지적하며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에게 강력한 경고를 보내기까지 했다.

 제주공항은 국가 주요 기간시설 중에도 가장 중요한 시설 중 하나다.

도민 모두는 이러한 기간시설을, 국가를 위해서나 제주를 위해서 재벌에게 팔아서는 안 될 분명한 이유를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러기에 도내 각계각층이 나서서 민영화를 막으려고 무진 애를 쓰고 있다.

2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렀지만 제주도 의회는 아무런 얘기가 없다. 가(可)타, 부(否)타, 어느 말이라도 해야 할 것 아닌가.
 도의회는 대의기관이다. 그러므로 도의원은 도민의 대변자다. 그렇다면 가부(可否) 중 하나를 대변해 주어야 의회의원으로서 할 일을 한다는 평판을 들을 줄 안다.

혹시 도의회에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이 절대 다수여서 정부 눈치 살피랴, 중앙당 눈치 살피랴, 우물쭈물하는지 모르겠다. 그럴 양이면 차라리 “제주공항 민영화를 바란다”고 솔직히 말해 버려라.

그에 대한 옳고 그름은 다음 도의원 선거 때 도민들이 표로서 판단하면 된다.

 우리는 솔직히 도의회가 더 늦기 전에 공항 민영화에 대한 가부간의 공식 의사를 밝혀주기 바란다.

버스 지나간 뒤에 손을 흔들어 봤자, 사또 지난 뒤에 나팔을 불어 봤자 팔만 아플 뿐이요 소리만 시끄러울 뿐이다.

 어디 그런 예가 한두 번뿐이던가. 제주해군기지를 비롯, 케이블 카 문제 등 제주도의 각종 주요 쟁점 현안이 있을 때 마다 도의회는 뒷북만 두드려 왔다. 뒷북만이 아니다.

선진국의 예를 살피고 온다며 해외에 나가 세금을 축냈으나 과실(果實)을 갖고 오지 못했다.

3

 허물이 되풀이 되면 주위로부터 신망을 잃게 된다. 제주도의회, 제주도의회의원들은 더 이상 그런 일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지방의회가 주민들로부터 신뢰를 잃게 되면 그 결과가 어떻다는 것은 도의회 스스로가 더 잘 알 줄 믿는다.

 이미 지난 얘기지만 기초의회 시절 주민들이 청사로 몰려가 “의회를 해산하라”고 요구 하는가 하면, 한때 도의회가 감투싸움으로 영일(寧日)이 없던 때 ‘도의회 무용론’까지 나왔었다.

의회가 필요 없어서가 아니다. 하는 모양새가 하도 실망스러운 나머지 쏟아낸 분통들이다.

도민 투표 결과에 따라 기초 의회가 없어진 것도 그러한 업보(業報) 때문이다.

 도의회는 이번에도 두어 발짝 늦었다. 좋다하든, 싫다하든, 공항민영화에 대한 의회의 결의를 하루 속히 밝혀라. 상공회의소, 관광협회 등이 ‘적극 저지’에 나선 것이 어제 오늘이 아니다.

한나라당을 뺀 여러 정당들도 이미 반대에 동조하고 나선 것을 의회는 모르지 않을 터다.

도의회는 더 이상 신뢰를 잃지 말았으면 한다. ‘행차 뒤 나팔’은 아무 쓸모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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