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제주해녀 1호’가 탄생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8년 전 제주 남성과 결혼한 필리핀 여성 델리아 지파라나소 씨(33)가 그 주인공이다.
델리아 씨는 지난 달 29일 제주시 한림읍 귀덕2리 포구에서 열린 제1기 한수풀 해녀학교 졸업식에서 해녀 졸업장을 받았다.
잠수 방법과 도구 사용법 등을 하나 하나 배워 어엿한 제주해녀가 된 것이다.
델리아 씨는 이미 2004년 한국 국적도 취득했다. 더욱이 아들을 둘이나 둔 자랑스런 제주여성이다.
우리는 델리아 씨가 제주해녀가 되기까지의 과정에 찬탄을 금할 수 없다.
그녀는 원래 바다가 없는 필리핀의 산촌 출신으로 수영조차 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나 농사일을 하면서 바다에 나가 전복과 소라를 따 오는 시어머니처럼 되고 싶다는 소망이 그녀를 해녀로 만들었다.
한수풀 해녀학교가 들어선 지난 해 11월 이후 수영부터 배우면서 시작한 그녀의 해녀수업이 얼마나 힘들었는가는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그야 말로, 역경을 헤친 인간 승리라 할 수 있다.
델리아 씨의 ‘외국인 제주해녀 1호’ 탄생은 본인과 가족의 자랑일뿐 아니라, 제주도의 기쁨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그녀는 많은 도민들에게 해녀에 대한 자부심을 심어줬다. 특히 해녀 일을 기피하는 농어촌 젊은 여성들에게 ‘해녀도 귀한 직업’이고,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는 인식에 불을 지폈다.
델리아 씨는 점점 사라져 가는 제주해녀의 부활에 큰 희망을 안겨줬다. 해녀가 되기까지 그녀의 과정이 젊은 여성들에게 교훈이 돼 많은 해녀가 탄생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아울러 한수풀 해녀학교의 첫 32명의 해녀 배출을 축하하며, 보다 많은 해녀를 길러내는 성공적인 해녀학교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