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경색 여파 올해 한번도 못 열려…오늘 위로행사
남북관계 경색으로 지난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16차례에 걸쳐 열려 오던 이산가족 상봉의 연내 성사가 불투명해지면서 상봉을 신청해 둔 이산가족들의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지난해 11월 열린 남북적십자회담 결과에 따라 올해 분기별로 100가족 모두 400가족과 6.15 특별상봉 100가족을 합쳐 모두 500가족이 북한에 있는 가족들을 만나고 160가족은 화상상봉을 할 수 있어야 하지만 올해 들어 이산가족 상봉은 단 한번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상봉 신청자들은 2000년 이후 매년 2~3차례씩 6.15, 8.15, 명절 등에 맞춰 상봉이 이뤄졌지만 코 앞이 추석인데도 상봉 소식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이에 따라 통일부와 대한적십자사, 이북5도위원회는 지난 13일 서울을 시작으로 29일 제주를 끝으로 전국 7개 권역을 돌며 이산가족들을 위로하는 행사를 갖고 있다.
제주에서는 29일 오전 제주시 미래컨벤션센터에서 70세 이상 고령 이산가족 42명이 참석한 가운데 초청 위로행사가 열린다.
이날 행사는 통일부 홍재형 남북회담본부장의 남북관계 현황과 추진방향에 대한 설명에 이어 오찬, 탈북 예술인으로 구성된 평양통일예술단 공연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상봉이 무산될까 노심초사하는 이산가족을 달래기에는 조촐한 행사이어서 정부의 생색내기 행사로 그칠 우려가 높다.
한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가족은 "추석도 다가오는데 상봉은 감감 무소식"이라면서 "고령자들이 눈을 감기 전에 상봉을 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대한적십자사제주도지사 관계자는 28일 "새 정부 출범 후 남북관계가 경색돼 올해 상봉행사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8.15를 계기로 실향의 아픔을 달래기 위한 위로행사를 마련했다"며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위해 자원봉사자들을 배치하는 등 행사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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