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金 강민호, 제주 체육사 새로 썼다
야구 金 강민호, 제주 체육사 새로 썼다
  • 임성준
  • 승인 2008.08.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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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신광교 출신 롯데서 맹활약
가족ㆍ도민들, "자랑스럽다"…유격수 박진만 '제주의 사위'
야구 불모지 제주에서 처음 글러브를 낀 올해 스물네살의 제주도 촌놈 강민호가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로 한국 야구와 제주 체육 역사를 새로 썼다.

한국야구대표팀이 세계 최강 쿠바를 누르고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의 위업을 달성한 가운데 그 중심에 우뚝 선 포수 강민호가 제주 출신이란 사실이 알려지면서 도민 사회에 화제가 되고 있다.

강민호가 23일 쿠바와의 결승전에서 승리가 코앞으로 다가 온 9회, 심판으로부터 퇴장 명령을 받아 최악의 상황을 연출하자 TV 중계를 지켜 보던 도민들은 숨이 막혔다.

주심의 퇴장 명령에 격분한 강민호는 덕아웃으로 걸어나가면서 마스크와 글러브를 벗어 던지며 울분을 감추지 못했다. TV 앞에서 목이 터져라 응원을 하던 제주시 연동 강 선수의 고향 집에선 탄식이 흘러나왔다.

강민호의 아버지 강영찬씨(51.제주도야구협회 경기이사)와 어머니 김정자씨(49)의 표정이 순간 굳어졌다.

그것도 잠시.

아찔한 상황이었지만 새롭게 배터리를 구성한 정대현과 진갑용은 상대에게 병살타를 유도하며 깔끔한 마무리로 한국에 13번째 금메달을 안겼다.

금메달을 확정짓는 순간 가족들은 이웃주민들과 얼싸 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경기 후 강민호는 "나의 퇴장이 오히려 팀을 뭉치게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내 생애 최고의 날인 것 같다.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기쁘다"며 금메달을 자랑스럽게 들어보였다.

강민호는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도 승리에 쐐기를 박는 1타점 2루타를 날리며 한국의 6 대 2 짜릿한 역전승을 이끌었다.

강민호는 대한민국 야구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국민영웅이자 제주도 체육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기록됐다.

강민호는 제주시에서 태어나 신광초등학교 6학년 때 뒤늦게 야구를 시작했다.
도내 중학교에 마땅한 야구부가 없어서 경북 포철중학교로 야구 유학을 떠나 포철고를 졸업한 뒤 바로 프로에 입문했다.

2004년 고졸 신인으로 롯데자이언츠에 입단한 강민호는 2005년 개막전에 이름을 올린 이후 단숨에 주전 포수자리를 꿰찼다.

지난 2006년에는 역대 최초 포수 한 시즌 전경기 선발출장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올해 올스타투표에서 61만7887 표를 얻어 포수부문에서 1위를 차지할 만큼 한국 프로야구 최고 스타로 급부상했다.

야구 불모지인 제주도 출신으로 고졸 프로선수로 성공한 오봉옥의 대를 잇고 있다.

신광초등학교 야구부 투수 겸 4번타자로 활약하는 김창규군(6학년)은 "강민호 선배님이 너무 자랑스럽다"며 "후배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안겨줬다"고 뿌듯해 했다.

선배 강민호와 마찬가지로 대구로 야구 유학을 떠나는 김 선수는 " 현지에서 적응을 잘해 강민호 선배의 뒤를 잇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가대표 부동의 유격수인 박진만(32.삼성)은 제주도개발공사 고계추 사장의 사위로 알려져 화제다.

쿠바와의 결승전에서 유격수로 출장한 박진만은 강민호가 퇴장당한 뒤 9회말 1사 만루의 위기에서 상대의 공격을 병살 플레이로 막아 내 팀의 고참으로서 대한민국이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의 영광을 차지하는데 숨은 주역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김태환 제주지사와 체육계 인사들은 24일 제주시 연동 강민호 선수의 집을 찾아 강 선수의 부모에게 축하의 꽃다발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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