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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들면서 제주도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각종 요금에 대해 강도 높은 거품빼기 시책을 폈다.
심지어 김태환 지사는 제주도 담당국장이 해수욕장 요금 지도-관리에 소홀했다 해서 그를 직위해제까지 하는 초 강경책을 썼다.
그만큼 관광지 각종 요금의 거품을 빼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는 얘기가 된다.
도지사가 직접 나서서 관광지 요금 거품빼기를 진두지휘한 이유는 모두가 잘 알고 있는 터다.
‘제주도=바가지 관광지’란 이미지를 씻기 위한 것이다.
제주도는 국제자유도시다. 제주도민들은 엄연히 국제자유도시민이며 또한 스스로 그렇게 자처하고 있다.
아울러 국제적 관광지이기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도는 바가지 관광지인 것도 사실이다.
혹시 아니라고 우길 사람도 있을지 모르지만 만약 바가지가 아니라면 김태환 지사가 왜 해수욕장 요금을 구실삼아 담당국장을 직위에서 물러나게 했겠는가.
전국 어디를 가나 제주의 관광 요금 바가지는 너무 잘 알려져 있다.
도민 스스로도 그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
올 여름 관광 요금 거품빼기 시책을 편 연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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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제주도의 관광요금 거품빼기 운동 자체에 있지 않고 그 결과가 어떠냐에 있다.
올해 바다를 찾은 손님이 크게 불어난 것을 두고 해수욕장의 갖가지 요금에서 거품이 빠져 나간 때문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다.
물론, 요금 거품빼기가 해수욕객 증가 요인 중 하나임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해수욕장 요금에서 거품들이 모두 빠져 나간 것은 아닌 것 같다.
바로 여기에 행정 당국과 도민들의 고민이 있다.
사실, 거품빼기 운동으로 관광지를 비롯, 일반 시중식당까지 생선회와 그 이외 음식 값들이 상당부분 내린 것은 맞다.
해수욕장의 파라솔-야영장-주차장 요금도 내려 받거나 무료개방 됐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을 만도하다.
그러나 모든 해수욕장의 업주, 관광지-일반 시중의 업주들이 그런 것은 아니다.
지난 14일의 경우도 제주시 인터넷 신문고에는 해수욕장 관련 민원이 북소리를 울렸다.
1만원을 받는다고 알려진 파라솔 임대료가 2만원이더라는 하소연이다.
일부 계절 음식점들의 요금도 거품이 덜 빠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름 한철 장사로 한 밑천 뽑으려는 욕심이 거품제거의 걸림돌이 되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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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빼기 장애물은 또 있다.
가격 인하에 동의해 놓고 실천을 하지 않거나 아예 동참을 하지 않은 경우다.
아니 가격 인하한 것만큼 질을 떨어뜨리는 행위도 있을 수 있다.
당국의 지도대로 음식 값의 거품을 뺀 업소만 손해 본다는 푸념은 그래서 나오는 것이다.
한마디로 아직 관광가격 거품빼기 운동은 절반 성공에도 닿지 못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애써 긍정적인 면을 찾는다면 “그래도 거품빼기 시책은 없는 것 보다 나앗다”는 정도다.
최근 제주도 당국의 관광가격 인하업체 관리 강화 계획도 이러한 점을 간파한데서 나온 것으로 안다.
일선 읍 면 동 책임 아래 가격 인하업체를 지도-관리해 나간다는 것이다.
하지만 공무원을 동원한 행정의 일방적 요금 거품빼기 시책이 앞으로 얼마나 먹혀들지는 의문이다.
제2의 담당 국장 직위해제나 읍 면 동장 문책 같은 무리수가 나오지 않을까 걱정이다.
김태환 지사는 관광요금 거품을 빼는 데 있어 공무원들을 들볶기보다 관련 협회 및 기타 자생단체들과 연대를 맺는 게 효과적일 듯싶다.
요식업체는 요식업대로, 해수욕장은 해수욕장 대로, 그리고 그 외 관광업자들은 그들대로 자생조직이 있지 아니한가.
바가지요금 일소는 그 궁극적 이익이 모든 군소 관광업 자에게 돌아가므로 그들 자생 단체와 함께 거품빼기 운동을 펴는 게 더 효과적일 줄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