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으면서 정부가 앞장서 고강도 에너지 절감 대책을 내놓았다.
관공서에서 사용하는 차량이나 공무원 승용차는 홀짝제로 운행하도록 하고 5층 미만은 엘리베이터보다는 걸어서 다니도록 하는 것 등이다.
하지만 공공부문이 사용하는 에너지는 겨우 3%대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민간 부문 즉 전국민의 에너지 절약 운동이 없이는 에너지 절감 효과는 지극히 미미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에너지를 아껴 쓰자는 말은 이웃나라 얘기인 것 같다.
시내 야간 유흥가에는 휘황찬란한 조명과 대형 네온싸인 간판들이 어우러저 대낮을 방불케 할 정도고, 주유소와 24시간 편의점에서는 수십, 수백개의 전등을 켜서 밤낮을 분간하기 힘들 정도로 전력을 과소비하고 있다.
특히 일부 골프장에서는 대대적인 에너지 절약 운동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환하게 불을 밝히고 야간 골프객 모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
관광도시 제주라는 특수성을 십분 감안하더라도 에너지를 아끼자는 절박한 외침속에 ‘그들만의 호사’를 누리고 있는 셈이다.
차량 운행을 자제하자는 호소에도 불구하고 도로에는 운전자 혼자서 타고 다니는 ‘나홀로 자가용’들이 줄어들 지 않고 있다.
관공서마다 홀짝제가 시행되면서 홀수와 짝수 차를 번갈아 타기 위해 번호판을 바꿔 달려는 얌체 공무원들도 많아졌다고 한다.
차량 운행을 줄이고 대중교통을 이용하자는 취지를 무색하게 만드는 것이다. 공무원뿐만 아니라 일반 직장인들도 카풀제를 통해 불편을 최소화하고 한 방울의 기름이라고 아끼려는 지혜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직장이나 가정에서 불필요한 전등을 끄고 쓰지 않는 플러그를 뽑아 두는 일.
이젠 구호에 그치지 말고 실천이 절대 필요한 시점이다. 에너지 위기는 더 이상 먼 미래,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니다.
범국민적으로 에너지 절감운동에 나서야 위기를 넘길 수 있는 게 우리의 절박한 현실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