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앞 ‘명물’ 구실잣밤나무
여고앞 ‘명물’ 구실잣밤나무
  • 정흥남 기자
  • 승인 2004.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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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살린다”

좌회전 전용 ‘가변차선’ 백지화...“제거 명분 없어”

속보=시간당 78대의 좌회전 차량들을 위한 ‘전용차선’ 설치로 ‘제거’위기에 몰렸던 제주여고앞 아름드리 구실잣밤나무들이 ‘위기’를 넘겼다.<본지 9월 17일자 11면 보도 designtimesp=24217>

변창구 제주시 도시국장은 23일 “실제 5.16도로에서 신제주 방면으로 좌회전 하는 차량이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수십년생의 가로수를 제거하는 것 자체가 시민들의 보편적인 정서에도 맞지 않아 우선 가로수(구실잣밤나무)를 살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변 국장은 이어 “이에 따라 기존에 설계된 교차로 건설계획을 수정, 중앙에 별도의 좌회전 전용 차선을 두지 않은 채 공사를 벌일 계획”이라면서 “현재 도로 중앙부분에 심어진 구실잣밤나무들을 살린 채 공사를 마무리한 뒤 좌회전 전용차선 문제는 도로 개통 검토할 문제”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제주시는 올 연말 개통예정인 신제주~5.16도로(영지학교 부근)간 제2도시 우회도로공사를 벌이면서 제주여고앞 도로 중앙에 심어진 구실잣밤나무 10여그루를 ‘이식’할 계획이었다.
즉 제주시는 영지학교 부근 5.16도로와 제2 도시우회도로가 만나는 지점에 교차로를 만들면서 5.16도로 제주대학교 방면에서 신제주로 좌회전하는 차량들을 위해 현재 도로 중앙에 심어진 구실잣밤나무 12~14그루 정도를 ‘제거’한 뒤 이곳에 120m정도의 좌회전 전용 가변차선(일명 포켓차선)을 설치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 같은 계획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상당수 시민들이 “생태도시를 지향하는 제주시가 도심 녹지공간 확충에 나서지 못할망정 아름드리 고목을 베어내 도심 황폐화를 오히려 부추기고 있다”는 반대 목소리가 거세지자 제주시는 이 계획을 전격 백지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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