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갈치 낚시나 할 만큼 한가했나
[사설] 갈치 낚시나 할 만큼 한가했나
  • 제주타임스
  • 승인 2008.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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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고 했다.

 아무리 좋은 일도 시기와 분위기를 잘못 선택하면 칭찬보다 욕이 돌아가게 마련이다.

행정행위도 마찬가지다. 그럴듯한 명분의 행정행위도 민심을 파악하지 못하면 되레 욕을 먹거나 손가락질 받게 된다.

요즘 제주도정도 말하자면 때와 곳을 잘못 선택했다가 도민의 비난에 직면하는 경우다.

또다시 불거지는 한라산 케이블카 논란도 도민 정서와는 거리가 먼 착오행정의 예다.

그렇지 않아도 민감한 도정현안이 쌓여있는 상태인데도 이미 추진포기를 선언했던 한라산 케이블카를 끄집어 내 논란의 불씨를 살리려는 의도를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정책적 사안만이 아니다. 지난 7일 밤의 김태환 지사가 참여한 ‘체험, 삶의 현장’ 이라는 이벤트도 고단한 어민들의 심사를 헤아리지 못한 그야말로 이벤트성 도정 행보다.

각 수협이 올해 초 어획한 선물용 ‘대갈치’ 처리에 애를 먹고 있는데 지사가 참석해 갈치 낚시 행사를 벌인 것은 어민 사정을 전혀 고려하지 못한 ‘한가한 밤배놀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이유다.

“고유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민들의 실상을 체험하기 위한 이벤트였다”는 도 관계자의 말에도 “진정 어민들의 어려움을 생각했다면 지사가 앞장서서 대도시를 돌아다니며 추석절 갈치 판촉활동이라도 벌여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행정이 경청해야 할 것이다.

도민을 위한다면서 오히려 도민들의 불평이나 사는 행정행위는 가급적 삼가야 할 것이다.

지금은 한 여름 밤에 갈치낚시나 할 정도로 한가한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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