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의 한숨과 눈물
지난 9월 11일부터 12일 사이 동부지역에 내린 장대비는 이틀사이 무려 400mm가 넘은 집중 호우(豪雨)였다 잠정 집계된 피해상황을 보면 이재민 1만8,413명, 피해액 65억800만원이라 한다. 호우 피해 사상 최대다. 가옥이 침수되고, 도로와 농경지가 유실되고, 양식장 물고기가 떠내려가는 유래 없는 엄청난 피해가 발생했다.
무엇보다 농민들이 피땀 흘린 일년 농사 그리고 조상 대대로 애써 가꾸어온 옥토가 하루아침에 없어져 버렸다. 옛 선조들이 대대로 수백 년 세월 동안 가꾸어 온 옥토가 앙상한 돌밭으로 변해버렸다. 1미터나 되는 기름진 농토가 몽땅 쓸려버린 것이다. 기르던 물고기 수조가 흙탕물에 잠겨버렸다. 하늘이 내린 재앙(災殃)에 손 쓸 재간(才幹)도 없었다. 농어민의 한숨과 눈물은 애처롭기만 하다. 빚더미에 눌려있는 농민들 자력으로 일어 설 수 있을까?
특별재해지역 선포는 최소한의 조치다.
도지사를 비롯한 해당 군수들은 수재민 지원책 마련하랴, 항구적인 복구대책을 마련하랴 동분서주 뛰어다닌다. 그러나 가시적인 것들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지방예산으로는 턱도 없다. 빚더미에 쌓인 농가 융자지원해 주어도 대출받을 담보력이 없다. 보조해주면서 자체부담 하라하면 자담 여력이 없다. 자담하라면 또 돈을 꾸어내야 한다.
이것이 현실이다. 모든 농민이 그러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많은 재해농민이 그런 실정에 처해 있다는 말이다. 완벽한 복구지원 대안을 찾아주어야 한다. 정부의 특별지원 그리고 제주도민의 성금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제주도를 방문한 허성관 농림부장관은 제주도가 건의한 특별재난지역선포에 대하여 기준 미달을 이유로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나 다행히도 국회에서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긍정적으로 검토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퍽 다행스럽고 반가운 일이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다 해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국비지원율이 평시 50%수준에서 80%까지 상회 지원 받을 수 있을 뿐이다. 쓰러져가는 수재민들에게는 더 큰 도움이 필요하다. 제주도민의 정성어린 도움이 필요한 것이다.
도민의 힘을 모으자
이제 힘을 모아야한다. 수재민 돕기 의연금. 품 모금에 전 언론사가 팔 걷고 나섰다. 도민 성금이 모아지기 시작한다. 아직까지는 참여가 그리 크지 못하다는 느낌이다. 경제가 어렵다 하지만 작은 정성이 모여 큰 힘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제주도민에게는 수놀음정신이 살아 숨쉰다. 이것은 공동체 정신이다. 허탈해 하는 수재민은 우리의 공동체다. 우리가 앞장서 도와야 한다. 재외 도민들도 나서 주어야한다. 처참한 돌밭을 보며 한숨쉬는 농부에게 사랑과 위로의 손길을 내밀어 주자.
모두의 힘을 모아야 할 때다. 농어민단체, 사회단체 그리고 도내 전 기관 단체가 앞장서 수재민돕기운동을 적극 펼쳐주어야 한다. 도와주어야 힐 일들은 너무나 많다. 농경지 복구를 위해 좋은 흙 마련해 주는 일, 대파종자 보내 주는 일, 양식종묘 보내 주는 일들도 있다. 일손이 부족하면 일손돕기운동도 펼쳐야한다. 제주도민의 힘으로 난국을 스스로 극복해 나가는 지혜로움이 요구된다.
상습수해지역에 대한 배수로공사 그리고 범람하는 하천정비가 급선무다. 정부가 아니면 손 댈 수 없는 일들이다. 자치단체 그리고 지역 국회의원들도 힘을 모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