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구차스레 JDC까지 報恩인사 말라
[사설] 구차스레 JDC까지 報恩인사 말라
  • 제주타임스
  • 승인 2008.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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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대한민국의 공기업들이 말이 아니다.

공기업인지, 사기업인지 모를 지경이다. 기업 내에 자체 감사시스템이 과연 있는 것인지도 의심스러울 정도다.

비리백화점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 도무지 국민세금이 투자된 공공의 기업이라고 말하기가 어렵다.

 적어도 감사원이 발표한 23개 공기업의 감사 결과만으로도 그렇다.

법인카드로 가족휴가 가기, 수당을 기본급에 넣고 다시 수당 신설하기, 집 있는 직원에게 무주택자금 지원하기, 연말 잔여 인건비 나눠먹기, 휴직한 직원에게 월급 복리후생비 상여금 지급하기, 업무편의 봐주고 비상장주식 취득하기, 퇴직금 올리기, 무단결근하고 해외여행가기 등등 크고 작은 비리들을 일일이 열거하기도 어렵다.

공기업을 신(神)이 준 직장이라고들 하던데, 그게 아니라 마귀에 홀린 기업이 아닌가하는 의문이 들게 한다.

 어쩌다가 공기업들이 이 지경에 이르렀는가. 

아마 전 정권 때부터 자행돼 온 이사장-사장-상임감사 등의 낙하산인사, 코드인사, 보은(報恩)인사들도 그 원인 중 하나일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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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정부 들어서도 공기업들에 대한 낙하산 인사, 보은인사 시비는 끊이지 않고 있다.

 이미 새로 임명된 일부 공기업 사장 중에도 절반 이상이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들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만약 이명박 정부마저 그 많은 공기업의 사장들과 상임감사들이 코드-낙하산-보은 인사에 의해 채워진다면 투명하고 정화(淨化)된 공기업을 기대하기란 백년하청일지 모른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상임감사 인선을 두고도 말들이 많다.

결국 이명박 정부의 보은인사로 결말이 날 것이 아닌가 하는 얘기들이다.

 당초 JDC 상임감사 공모에는 무려 25명이 응모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데 임원추천위원회의 1차 서류심사 결과 이 중 8명이 면접 대상자로 선정됐고 엊그제 면접에서는 3~5명으로 압축되었다는 소식이다.

 아마  JDC 상임감사는 이들 중에서 임명될 공산이 높다.

 문제는 이들 중 상당수가 이명박 대통령의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이를테면 이명박 대통령 선대위(選對委) 팀장이었거나 대통령직 인수위에서 활동했던 인사 등등  MB와 관련이 있거나 측근들과 연줄이 닿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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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제주국제자유도시 개발센터 상임감사만은 이명박 대통령의 코드-낙하산-보은인사에 의해 이루어지지 않기를 바란다.

전문성이 있고 자체감사 기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소신이 강한 인사, 그래서 감사원의 감사나 수사기관의 수사가 아니더라도 투명하고 정화된 공기업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인재를 도민들은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JDC를 위하고 제주국제자유도시를 위하는 길이다.

 제주국제자유도시 개발센터도 도민이 기대한 것처럼 건강하지가 못하다.

감사원의 감사결과 발표가 그것을 말해주고 있다. 신규 직원채용만 해도 멋 대로다.

그러다 보니 토익 만점 응시자가 서류전형 조차 통과하지 못하는 이상야릇한 일이 발생한 것 같다.

 심지어 2000만원에 가까운 업무추진비를 유흥업소-사우나-골프장 등에서 날렸고 주요 사업추진과정에서도 관리 감독이 허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경영실적 보고서마저 지침을 무시했다는 것이다.

자체감사 기능만 제대로 작동했더라도 미리 막을 수 있는 사안들이다.

 JDC가 이런 일을 되풀이 하지 못하도록 예방하기 위해서는 낙하산이나 보은 인사가 아니라 최적임자를 감사로 인선해야 한다.

대규모 공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공기업인 제주국제 개발센터 상임감사에까지 구차스럽게 보은 인사를 할 필요가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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