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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환 도정이 신상필벌에 따른 강력한 인사쇄신을 예고했다.
그동안 흐트러진 공직기강을 바로잡기 위해 상과 벌에 따른 인센티브와 페널티를 확실히 하겠다는 선언에 다름 아니다.
김태환 도정의 이러한 인적쇄신 발언은, 도민여론조사결과에 의해 영리법인병원이 무산된 직후에 나온 것이어서 인사 대상자인 공무원들을 크게 긴장시키고 있다.
현재 예고된 인사쇄신 내용대로라면 그 폭이 매우 커질 것 같다.
이번 인사의 목표가 강한 도정을 위한 인적쇄신과 전문성 강화에 있다니 과거의 서열 중시 인사 관행은 무시될 공산이 크다.
따라서 지금까지 그 예가 없는 파격적인 승진-발탁-전보-좌천 등이 이루어질 개연성도 없지 않다.
그럴 경우 공직사회에 파장을 불러 올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이번 인사 결과는 주목받기에 충분하다.
2
현재 알려진 2008년 8월 하반기 정기인사 방향은 사무관 이하의 대폭적인 순환보직이다.
능력 있고 경험이 풍부한 중견 사무관들을 일선 읍-면-동으로 전진 배치시킨다는 복안이다. 도정 시책의 조속하고 정확한 현장 침투를 위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특히 읍-면-동을 거치지 않은 사무관은 서기관으로 승진시키지 않을 방침이며, 업무추진 과정에서 능력이 떨어진다고 판단되는 공무원들을 선별, 대기 발령이나 별도 훈련 등 특별 관리도 서슴치 않을 것이라고 한다.
반면, 일을 열심히 하는 공무원들에게는 특별승진의 혜택을 부여할 것임도 밝히고 있다.
이러한 올해 하반기 정기 인사 방향은 강력하고도 효과적인 도정 업무 추진을 위해 필요한 것으로 보이지만 인사권자의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선을 넘는 부작용을 일으킬 소지도 없지 않은 인사 방향이다.
그런 점에서 올 하반기 정기인사에서는 무엇보다도 인사권자의 공정성과 엄정성(嚴正性)이 담보돼야 하며, 그렇지 못할 때는 인사권자에게 아부하지 않거나 충성심이 부족한 공무원들은 불이익을 받을 소지가 충분히 있는 게 이번 인사의 방향이다.
솔직히 말해서 영리법인 병원 여론조사와 관련해서도 인사 상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이다.
3
인사가 모든 이에게 100% 만족시키기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공평무사(公平無私)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 인사다.
인사가 만사라 하듯이 그것을 그르치면 될 일도 안 된다.
그 대표적인 예가 노무현-이명박 두 대통령의 코드 인사다. 두 정권이 인사실패로 치른 국가적 손실은 우리가 경험한 바다.
정부인사와 자치단체 인사는 다른 것 같으면서도 코드인사여서는 안 된다는 점은 같다.
김태환 지사의 인사 스타일도 전적으로 긍정적인 것만은 아닐 줄 안다.
최근의 일이지만 피서지 요금 인하 업무에 소홀했다 해서 해양수산 국장을 벼락치기로 직위해제한 것은 수긍이 가지 않는다.
뿐만이 아니다. 지난 일이지만 도지사 선거 개입 여부를 두고 법적 쟁점이 되어 있는 공무원들에게마저 불리한 인사바람을 피하게 해준 것은 인사의 정도가 아니었다.
지금 김지사는 영리병원 여론조사로 시련을 맞고 있다. 다음 도지사 선거도 2년 앞으로 다가 왔다.
그러기 때문에 특히 김지사는 올 하반기 정기 인사에서 충성심이 요구되는 인사를 삼가야 된다.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인사만큼은 초연히 공평무사해야 좋다.
올 하반기 정기 인사 방향이 인사권자의 의중 반영에 안성맞춤인 것 같아서다. 인적쇄신, 인사쇄신, 그 멋진 말처럼 인사 내용도 오해 없게 멋있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