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유가, 대중교통 활성화 계기로
[사설] 고유가, 대중교통 활성화 계기로
  • 제주타임스
  • 승인 2008.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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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많이 타고, 긴 배차 시간대도 줄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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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는 대중교통 수단이 덜 발달된 지역에 속한다.

먼저, 기차와 지하철이 없는 유일한 곳이다. 대중교통 수단이라곤 시내.외 버스 뿐이다.

그러나 이 마저 서울.부산 등 대도시는 물론 중소 도시들에 비해서도 취약한 편이다.

그 원인을 공급 부족에서 찾는 사람들도 있으나, 이 보다는 수요가 제한적인 게 더 큰 원인이다.

수요가 많으면 공급은 늘어나게 돼 있다.

대부분 공무원 등 직장인과 학생, 주부들이 시내.외 버스를 타고 출.퇴근과 등.하교를 하고, 시장에 간다면 대중교통 수단은 발달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현실은 아주 딴판이다. 특히 자가용을 몰고 출.퇴근하지 않은 공무원이 거의 없고, 상당 수 학생들도 부모님의 차를 타고 학교에 다니고 있다.

소수이긴 하나, 대학생과 주부들 가운데에도 자기 차를 갖고 있는 사람이 많다.

제주도의 인구는 약 55만 명으로, 작은 도시 청주시 인구 63만 명에도 미치지 못한다.

적은 인구에 대부분 자가용을 갖고 있으니, 대중교통이 발달할래야 발달할 수 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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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제주지역 대중교통 이용 불편 현상에 대해선 해석이 엇갈린다.

이용객들은 워낙 시내버스의 운행시간 간격이 너무 길고, 노선도 다양화되지 않아 버스를 이용하려면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등 불편이 많다고 말한다.

반면에 버스회사 측은 이용객이 제한적인데 적자를 감수하면서 배차 시간을 더 줄이고, 무조건 노선을 확대할 수 가 있겠느냐고 주장한다.

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굳이 따진다면 이용객 감소가 본질적인 문제다.

 아울러 고유가 시대인 지금이야 말로 이용자와 대중교통수단 모두 자신의 역할을 다 할 수 있는 기회다.

우선 많은 시민들이 버스를 타야 한다. 사실상 자가용 유지 비용은 교육비 다음으로 부담스런 가계 비용일 것이다.

대중교통 이용은 가계비 절약은 물론 막대한 석유 수입에 따른 국가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도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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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까지 감소세가 지속됐던 도내 대중교통 이용률이 지난 해 약간 증가한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조금 더 늘었다고 한다.

물론 올 상반기 시내.외버스 이용자라고 해야 모두 1만8538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5% 정도 증가했다.

특히 이달 들어 시내버스의 이용객은 더 늘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공무원의 자가용 홀.짝제가 전면 시행되면서 텅 비다시피한 각급 관청 주차장이 많이 눈에 띈다.

실제로, 제주지검이 얼마 전 하룻동안 차 없는 날을 운영해 전 직원이 대중교통 또는 택시를 이용했다. 

제주지법 법관과 직원들 역시 이틀에 한 번 시내버스를 이용하거나, 택시를 타고 출.퇴근하고 있다.

홀.짝제 시행 이후 시내.외버스 이용자의 증가를 짐작케 하는 대목들이다.

일정 지역 운행 버스에 대해 적자폭을 지원해 주고 있는 제주도는 이 번 기회를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

무엇보다 이용자의 입장에서 가장 큰 현안인 배차 시간대를 최소화하고, 운행 노선을 좀 더 다양화하는 문제의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

그래야 이용자는 원하는 시간에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할 수 있게 되고, 버스도 보다 나은 수익 증대의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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