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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을 지원 받고 감귤 원을 폐원한 적지 않은 농가들이 다시 그 자리에 감귤을 재배하다 적발 되었다고 한다. 이대로 가다가는 거액의 예산을 투입해 모처럼 성사시킨 감귤 원 폐원 사업이 끝내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금할 수가 없다.
감귤 원 폐원사업은 지나친 과잉 생산과 불량품 생산으로 인한 가격 폭락을 막기 위해 제주도가 여러 해 동안 중요사업으로 심혈을 기울여 추진했던 사업이다.
그 결과 상당 면적의 부적지(不適地) 불량감귤 양산(量産)을 억제 할 수 있었고 총 생산량을 조절하는데도 일정 부분 공헌해 온 게 사실이다. 따라서 감귤 유통 처리와 가격의 적정선 유지에도 기여해 왔다.
오늘 현재를 기준으로 한다면 감귤원 폐원사업은 투입된 막대한 예산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성공한 사업 중의 하나다. 그러나 이는 현재를 기준으로 한 평가일 뿐 최종적인 성공 여부 판단은 후일로 미룰 수밖에 없다. 만약 보조 받은 폐원 감귤원이 재식재(再植栽)에 의해 계속 되살아난다면 그때는 실패한 사업이 되고, 투자된 국민겣돌?세금도 허공에 날아간 격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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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감귤원 폐원사업의 최종적인 성공 여부 판단을 유보하는 이유가 바로 재 식재로 인한 폐원 감귤원의 부활에 있다.
제주시 경우만 해도 그렇다.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보조금을 받고 폐원한 감귤원은 6558농가 2567ha에 이른다. 이 가운데 32농가 12ha에 다시 감귤을 재배하다가 최근 적발된 모양이다. 뿐만 아니라 이에 앞서 2005년과 올해 들어서도 두 농가가 폐원 감귤원에 신규로 감귤나무를 심었다가 적발 된 적이 있다니 도 전체적으로는 이런 일이 흔히 일어나고 있다고 보아도 크게 빗나가지 않을 것 같다.
응분의 대가를 받고 폐원한 감귤원에 다시 감귤을 재배하는 일은 무모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적발 되면 지원액 전액을 회수 당하는 것은 물론, 농장을 원상회복 하려면 이중으로 돈이 들어간다. 재산적 피해뿐이 아니라 양심을 팔아먹은 꼴이 돼 금전적 손실 이상의 정신적 피해까지 입게 된다.
앞으로 다른 농가들까지 이러한 무모한 일을 저지르지 않기를 바라지만 혹시 이런 사례가 잇따라 빈발한다면 이는 몇몇 잘못을 저지른 농가뿐이 아니라 감귤산업 전체에 나쁜 영향을 주게 되는 것이 더 큰 제주도적인 손실이다. 특히 이렇게 되면 감귤원 폐원 사업은 결국 실패하고 만다는 점에서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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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귤원 폐원사업이 완전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해당 농가들의 각성이 최 우선돼야하지만 제주도 당국을 비롯, 제주시겮?股怠?등 행정시의 철저한 사후관리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제주시는 최근 폐원 감귤원 실태를 조사, 지원조건을 위반한 32농가를 적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서귀포시도 마찬가지로 일제조사를 벌일 필요가 있다.
그래서 조사가 끝나면 즉각 그 결과를 발표해서 다른 감귤원 폐원 농가들에게 경각심을 심어주어야 한다.
그리고 조사는 단발적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노지 감귤 묘목 식재 적기인 봄겙÷뼈?물론, 그 외의 계절에도 상시적으로 실시돼야 한다. 특히 사후 적발도 중요하지만 사전 감시체제를 운영, 예방하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 그래야 농가의 피해도 줄일 수 있지 아니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