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리병원허용에 대한 주민여론조사가 뜨거운 감자로서 찬반양론의 날선 공방이 연일 펼쳐지고 있다.
국제적인 의료휴양관광지를 조성하려는 제주도에 있어서 영리병원의 허용은 제도적 뒷받침을 통해 의료산업의 인프라구축을 위해서이다.
특히 제주특별자치도의 중점사업 중 헬스케어타운 조성사업은 첨단과학기술단지조성, 휴양 형 주거단지조성, 신화역사공원조성 등과 함께 국제자유도시를 완성하기 위한 핵심 선도프로젝트의 하나로서, 영리병원허용이라는 제도개선이 선행될 때 추진동력을 얻게 되어 있다.
이런 연유로 도 당국은 반대단체나 주민들을 설득하는데 행정력을 총 동원하여 올인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제자유도시 왜, 진척이 안 되는가.
제주도는 국제자유도시를 지향하고 있지만 국제자유도시 건설은 말처럼 쉽게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사람과 물자의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고 해서 국제자유도시가 이뤄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국제자유도시란 상주인구가운데 적어도 외국인이 10%이상 거주하여 다양한 문화가 어울려진 가운데 세계 공용어인 영어를 활용한 의사소통이 자연스레 이루어지는 사회를 말한다.
제주도가 국제자유도시로의 발전이 더딘 것은 외국인들이 많이 유입되지 않은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홍콩은 중국에 반환되기 전 영국인을 비롯한 서구인들이 많이 살게 됨으로서 원주민들과 자연스레 어울려져 국제도시로 탈바꿈하게 되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싱가포르나 최근에 국제도시로 화려하게 등장한 두바이는 외국인 유인책으로 국제화에 성공했다.
이들 두 나라는 외지인들이 마음 놓고 머무르면서 즐길 수 있는 환경조성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펼친 결과, 많은 외국인들이 노후에 둥지를 틀고 살고 싶은 매력적인 도시를 만들어냈다.
편리한 연구시설과 더불어 최첨단 장비를 갖춘 의료휴양시설은 물론 생활에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제반기반시설을 완벽하게 갖추어 놓았다.
또한 외지인들이 쉽게 정착할 수 있도록 정부차원의 지원을 통해 외국인들을 유치할 수 있었기에 국제자유도시로 성공적 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
제주특별자치도가 국제자유도시를 완성하려면 국제경쟁력을 갖춘 발전모델에 따른 외국인 유인정책을 펼쳐야 하며, 이로 인해 외국인들이 유입되게 되면 자연스레 영어공용화를 이뤄낼 수 있고 국제화의 길을 앞당길 수 있다.
무엇을 물을 것인가.
태국은 의료산업을 관광과 연계하여 관광의 붐을 조성하는데 성공했다.
의료휴양을 위한 영리병원 13개와 휴양리조트시설을 갖추고 년 간 150만명의 의료휴양관광객을 유치하여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어 부러움을 사고 있다.
제주지역에 영리병원허용에 대한 찬반 여론조사에 있어 무엇을 물을 것인가가 궁금해진다.
지금 우리는 국제자유도시의 길을 가느냐, 아니면 방향을 거꾸로 틀어 하늘만 쳐다보며 가난을 이고 살던 예전의 농업사회로 돌아가느냐의 선택의 길을 물어야 한다. 다른 하나의 질문은 국제적인 의료휴양관광지를 만드는데 영리병원 말고 다른 비책이 있는가를 여쭤봐야 할 것이다.
경제학자 리카르도는 비교우위론을 주장하면서 경쟁력이 없는 산업은 하루속히 경쟁력이 있는 산업으로 대체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국가 간의 FTA로 인해 농업의 붕괴되어 버린 지금, 우리가 살길은 제주의 산업을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바꾸는 길밖에 왕도가 없어 보인다.
우리가 가진 세계자연유산인 천혜의 자연경관과 세계최고수질의 지하암반수, 한라산 심산유곡에서 뿜어 나온 맑은 공기와 중산간에 산재해 있는 산야초 등 모두가 의료휴양관광지 조성에 필요한 소중한 자원들이다. 이들 자연자원과 첨단과학이 만들어 준 의료시설을 결합시켜 경쟁력을 갖춘 의료산업을 일으켜야 한다.
영리병원허용으로 외국자본의 투자를 이끌어 내고 첨단의료시설과 휴양에 적합한 복지시설을 확충하여 외래 관광객이 장기간 체류하면서 지낼 수 있도록 만들어야 세계인이 모여들게 될 것이다.
다산 정약용 선생께서는 일찍이 당구첩경법(當求捷徑法)을 역설한 바 있다. 문제가 있을 때 지름길을 찾아보라는 말이다. 영리병원이 허용은 제주의 미래비전을 여는 첩경임엔 틀림없어 보인다.
강 선 종
총괄본부장/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