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평시평] MB정부 개각…장관의 일관성 vs 정책의 일관성
[세평시평] MB정부 개각…장관의 일관성 vs 정책의 일관성
  • 제주타임스
  • 승인 2008.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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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한나라당 최고위원들이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 점심 식사를 함께 했고 이후 박희태 대표는 따로 자리를 마련해 단 둘이 이야기를 나눴다.

장관의 일관성

이명박 대통령이 박희태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나온 이야기 중 가장 주요 뉴스로 등장한 것이 강만수 재정기획부 장관 유임 문제. 강 장관은 국가 경제 운용 책임을 진 주무장관으로서 환율관리에 실패해 물가안정, 민생안정을 놓친 책임이 적지않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그러나 이번 개각에서 장관직을 유지. 핵심인 재정기획부 장관이 책임을 지지 않자 보수언론들까지 나서 ‘감질 나는 개각, 찔끔 개각’ 이라고 비난했던 내용인데 대통령과 여당 대표의 대화 내용은…
박희태 대표 - 강만수 장관을 유임시킨데 대해 국민들이 만족하지 못한다는 걸 대통령께서도 알고 계시죠?
이명박 대통령 - 그 문제로 고심했는데 경제정책의 일관성을 위해 장관직을 더 수행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박희태 대표 - 인사 내용은 그렇다치고 재정기획부 차관을 바꾸는데 그걸 왜 장관하고 같이 넣어서 동시에 발표를 합니까? 나의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 간다. (그러니 장관 살리는 대신 차관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대리경질 소리를 듣는 것 아니냐는 항간의 비난을 전하면서 내가 봐도 웃기더라고 힐책? 사실 장관 개각 발표 하고 나서 며칠 후나 아니면 여유를 갖고 새 장관들 의견을 들어 차관 인사를 단행하는 것이 상식적인 순서)
이명박 대통령 - 발표순서가 안 맞아서 마치 장관 대신 차관을 바꾼 것같은 인상이었다. 차관을 바꾼 이유는 따로 있다. (발표순서가 안 맞아서? 맨 뒤에 넣었어도 마찬가지. 그 정도 오락가락 실수는 요즘 청와대로는 일도 아니니깐.)

정책들은 나름대로 어머니 뱃속에서 아기가 자랄 만큼 자라야 하듯 회임기간이라는 게 있다.

장관이 단기간 재임하고 바뀌면 정책의 기본 틀이 훼손된다. 또 내각을 구성하는 장관들 사이의 팀워크도 손상된다.

장관을 보좌해 일해야 하는 관료들과 장관 사이에 일체감이나 교감이 깨지기 쉽다.

그러나 반대의 상황도 생각해 볼 일이다.

장관은 정책의 일관성도 지켜가야 하지만 잘못된 정책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방향을 틀어 창의적인 새 정책을 내놓을 수도 있어야 한다.

앞에서 해 오던 대로만 따라하는 장관이 아닌 자기만의 소신으로 정책을 주도하는 리더십도 있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첫째 지금 경제정책의 일관성을 지키는 게 중요한가, 아니면 과감히 방향을 바꿀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이냐, 둘째 과감히 방향을 바꾸고자 한다면 강 장관이 그럴 수 있느냐, 없으면 누구로 바꿔주어야 하는 것이냐 하는 것인데 판단은 각자의 몫으로 남겨두자.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대통령과 여당 최고위원들의 점심 식사 자리에서 최고위원들이 돌아가며 건배 제의를 했다. 건배 제의 구호들을 살펴보자.

정몽준 최고위원, ‘대한민국을’ 외치고 좌중이 ‘위하여’로 화답.

허태열 최고위원, 이명박 대통령이 성공해야 우리에게 미래가 있다고 운을 뗀 뒤 ‘대통령님’ 외치자 좌중은 ‘힘내세요!’ (이명박 대통령이 잘해야 한나라당에 미래가 있는 건 맞고요, 정말 잘해야 나라와 국민에게 미래가 있음을 명심할 것. 지금 한나라당이 문제가 아니라니깐…. ‘힘내세요’도 좋긴 한데 힘을 바르게 제 방향으로 써야 하고….)

공성진 최고위원, ‘당과 나라와 이명박 대통령을 위하여’ (당, 나라, 대통령…. 어째 순서가 좀 이상해)
건배사까지 문제 삼아 청와대와 여당에 너무 야박하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지만 권력을 쥔 세력은 항상 감시하고 견제해야 한다.

특히 진보는 항상 잘난 척 하다가 갈라지는 게 문제고 보수는 기득권에 기반을 둔 권력이어서 부패하기 쉽기 때문에 항상 감시하고 어제 때렸어도 오늘 또 때리고, 때린 데 또 때리고, 성한 데 찾아서 또 때리고…. 그래야 한다.

안 그러면 나중에 크게 후회하지 않던가.

변  상  욱
노컷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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