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유야무야 막 내린 '군 기지 특위'
[사설] 유야무야 막 내린 '군 기지 특위'
  • 제주타임스
  • 승인 2008.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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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제주도의회 해군기지 관련 특별위원회’가 그렇다. 이 위원회가 20일 해체됐다. 1년8개월만이다.

지난 2006년 10월 제주해군기지 건설문제로 야기된 지역 간 주민 간 찬반논란과 첨예한 대립과 갈등 양상을 의회로 끌어 들여 문제를 원만히 풀어나가자는 뜻에서 구성된 특별위원회였다.

그럴듯한 명분과 사명감으로 출범했던 ‘해군기지 특위’가 아무런 성과도 없이 이날 슬그머니 해체된 것이다.

지난 1년8개월 특위활동의 시간과 인력과 예산과 사회비용의 낭비를  생각하면 이 특위는 그동안 도민들을 우롱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아무런 결론도 못 내고 예산만 낭비했고 오히려 주민갈등과 분열만 증폭시켰다고 보아지기 때문이다.

관련 특위위원 전원과 직원 등은 그동안 외국해군기지 시찰명목으로 호주와 뉴질랜드, 유럽 등 3차례나 해외 유람성격의 해외 시찰을 다녀왔다.

그렇다면 그 시찰에 걸맞는 해법을 제시해야 했다. 그러나 그런 것은 없었다.

특위활동 기간 중 공식회의 18회, 간담회 14회, 결의안 채택 4회, 국내외 시찰 3회, 대정부 절충 1회 등의 활동을 벌였다는 것이 특위활동 결과다.

 몸을 부딪치며 해당지역 주민들과 정부당국자, 해군 쪽과 치열하게 토론하고 설득하고 합의를 도출하려는 의지는 아예 없었다.

“사진이나 찍고 밥이나 먹는 것을 특위활동으로 포장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지는 이유도 여기에서 비롯된다.

제 목소리 한번  제대로 내지 못하고 갈등을 풀기보다는 슬금슬금 눈치나 보며 해놓은 것 없이 1년8개월을 허비한 ‘해군기지 특위’는 그러기에 제8대 제주특별자치도 의회의 수치로 기록될 것임에 틀림없다.

행정예산이나 축내고 아무런 성과도 없이 막 내리는 도의회 특위구성이나 특위 활동에 대한 자기반성 자료로 삼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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