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세계자연유산 등재 후 유산의 체계적 보존과 합리적 활용을 위한 방안들이 속속 마련되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은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등재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이를 잘 보존하고 활용해 모두에게 사랑받는 유산으로 만들고자 하는데 있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후 제주도는 3대 전략목표와 10대 핵심과제 50개 세부사업이 망라돼 있는 토털 로드맵을 마련한데 이어 올해를 세계자연유산 선진도약 원년으로 선포, 종합계획 수립, 유산지역 사유지 매입 등 보존과 활용에 필요한 사업들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세계자연유산의 보존과 효율적 활용을 위한 ‘제주 세계자연유산 보존 및 활용 종합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은 오는 11월 국제 심포지엄 및 최종보고회를 갖고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제주의 영원한 자산인 천혜의 자연을 조화롭게 보존·활용해 미래 세대에 물려줄 소중한 보물로 만들기 위해서는 보존관리 종합대책의 내실화가 관건이다.
▲유산지구 핵심지역 사유지 매입 본격화
제주 세계자연유산을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하기 위해서는 사유지 매입은 필수적이다.
도는 올해 토지 매입에 따른 국비가 확보됨에 따라 거문오름용암동굴계 핵심지역 사유지 총 268필지 137만2439㎡에 대한 토지매입을 본격화하고 있다.
올해 우선 96억원을 투입, 매입 대상 토지의 84%에 해당하는 64필지 111만5548㎡를 매입하고 내년 104억원을 추가로 투입해 나머지 사유지 매입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는 용암동굴군 일대에 대한 체계적인 보존과 유산지구 토지주들의 재산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당초 2012년까지 매입키로 한 계획을 앞당긴 것이다.
▲ IUCN 권고사항 이행
세계자연유산 등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에 대해 등재원칙에 부합하며 “세계 최고수준”이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IUCN은 제주 신청지가 등재기준, 보호·관리 수준, 지역의 지지도 등에 있어 이 같은 의견을 내놓으며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할 것을 세계유산위원회에 권고한 바 있다.
IUCN이 권고한 사항은 모두 5가지.
IUCN은 등재 신청 유산 지역 내에 위치한 사유지 매입을 조속히 추진하고 등재 후 탐방객 수와 상업활동에 대해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안마련을 주문했다.
또 지상에서의 경작 활동이 거문오름용암동굴계의 지하 환경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완충지대에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현재 후보 유산에 포함된 지역보다 더 넓은 지역에 위치한 주요 화산지형 및 제주도의 생물다양성 가치를 관리하는 데 더욱 주의를 기울일 것도 권고했다.
이와 함께 제주도의 다른 주요 화산 동굴계 및 화산 지형까지 등재신청 유산 범위를 확대하는 가능성을 고려할 것을 조언했다.
이 같은 권고사항은 강제사항이 아니나 권고안이 무시될 경우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을 수 밖에 없어, 반드시 지켜져야 할 핵심 사안이다.
▲유산지구 모니터링 및 학술조사 강화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위해 마련한 종합학술조사 결과물을 바탕으로 세계자연유산 지구에 대한 모니터링 및 학술조사도 강화되고 있다.
제주도는 우선 올 2월부터 미개방 동굴 내부 변화를 상시 모니터링하기 위해 거문오름용암동굴계 5개 동굴 내부에 모니터링 기기를 설치, 정밀 관찰하고 있다. 설치된 동굴은 만장굴, 용천동굴, 당처물동굴, 벵뒤굴, 김녕굴 등으로 동굴내부 온도와 습도 변화와 이산화탄소 변화를 측정한다.
용암동굴계는 벵뒤굴, 만장굴, 김녕굴 등의 일부구간 개방에 따른 영향력은 미미하지만 당처물동굴과 용천동굴인 경우 이산화탄소 변화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도는 한라산천연보호구역 및 성산일출봉 응회구 학술조사, 용천동굴 정밀학술조사, 만장굴 주변 지구물리탐사 기초학술조사 등도 실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제주도는 한라산 탐방객 적정수용관리를 위한 용역을 발주, 오는 7월 최종안을 내놓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