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평시평] 노컬러스(No Colors)의 해법
[세평시평] 노컬러스(No Colors)의 해법
  • 제주타임스
  • 승인 2008.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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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 동안의 농사는 이모작 삼모작 사모작도 가능한데, 인생은 이모작 삼모작이 힘든 것이라면서 작가의 삶이 교사와 약사, 도의회 의원을 거쳐 수필가로서 모든 삶이 성공했음을 축하하며, 인생의 사모작인 문운이 길이 빛나기를 바란다는 축사를 엊그제 출판기념회에서 들었다.

 특히 여동생의 수필집 발간을 축하하기 위해서 서울에서 내려왔다는 80대 노신사의 아코디언 연주가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맨 처음 연주한 곡은 유년에 즐겨 부르던 동요로 오빠생각이었다.

 ‘뜸북 뜸북 뜸북새 논에서 울고 … 우리오빠 말 타고 서울 가시면 비단구두 사가지고 오신다더니’ 노랫말을 연주하면서 늦게나마 비단구두를 사왔다며 70대 여동생에게 선물하는 모습이 가슴 찡하도록 아름다웠다.

 순간 유년의 추억을 간직한 아름다운 노년의 모습,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은 이 순수성이 ‘노컬러스’를 연상케 했다.

 뜻밖에도 이분이 금번 한나라당 소속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된 고승덕 변호사의 아버지라고 하였다.

 ‘노칼러스’는 빛깔이 없어 자기주장을 나타내지 못함을 말함이 아니다.

 한나라당내 ‘현장경제연구회’는 민생경제입법 연구단체로 당내 정파와 계보를 배격하는 초선 의원 25명으로 구성됐는데 이 멤버들을 가리켜 ‘노컬러스’라는 애칭으로 불리우고 있다.

 한나라당내에서 MB계니, 이재오계니, 친박계니 하는 정파싸움이 일자 초선의원들이 구태정치를 비판하며 “당내 분란을 자재해 달라”고 지도부의 중재를 요구함으로써 당 지도부가 사태수습에 나서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정치수준의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우리의 현실에서 ‘노컬러스’에 기대를 걸어본다.

 현경회(노칼러스)를 이끌고 있는 사람이 제주출신인 고승덕의원이기에 더욱 자랑스럽게 여겨진다.

고승덕 의원은 “국회의원은 국민을 위해 국회에 일하러 왔기 때문에 편파정치로 인해 일할 분위기가 형성되지 못하면 언제든지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하면서 당내 갈등을 진정시키는데 일조를 하고 있다.

 초선국회의원들이 계파를 초월하여 오로지 주된 임무인 민생입법 활동에 주력하겠다니 그나마 희망이 보인다.

고유가와 조공소고기협상파문 등 대 내·외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현경회를 중심으로 때 묻지 않은 초선의원들이 활동을 기대해 봄직하다.

 이명박 정부는 사회변화에 대한 국민의 소리를 귀담아 듣겠다면서도 소통이 이뤄지지 않고 간극만 키우고 있다.

이는 구시대적 컬러를 바꾸지 못하는데서 기인한다고 여겨진다.

계파를 아우르고 포용하며 No Colors라는 백지장을 들고 나와 새로운 정치모형을 만들고 통찰의 리더쉽과 조정력을 갖춰나가지 않으면 수습이 안 되게 되어있다.

 ‘나의 결정에 따르라’는 지시에 말도 못하고 굽실거리게 하는 권위주의적 종적 리더쉽이 아니라, ‘나의 결정이 정말 옳은가’를 참모들에게 질의 응답해 봄으로써 잘못된 부분을 검토하고 지적해 줄 것을 요구하는 횡적 리더쉽으로 바꿔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럴 때에 국민과 소통할 길이 열리고 국민의 바라는 국가발전을 위한 최적의 해법인 공분모를 찾아낼 수 있다.

 수출드라이브 정책으로 이 만큼 성장해온 우리나라가 촛불집회와 화물연대 파업으로 수출길이 꽉 막힌 체 종잡을 수 없는 파국의 길을 걷고 있어 큰일이다.

점령군들이 독식하는 인사횡포에서 나랏일을 그르치고 말았다.

 정국의 해법을 No Colors를 지침으로 정파와 지역을 초월한 인재등용 시스템을 갖추는데서 찾아야한다.

 孔子선생께서는 제자들이 인사기준에 대해 여쭤봤을 때 ‘功있는 사람에겐 상을 주고, 능력 있는 사람을 골라 알맞은 자리에 배치하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확실한 철학과 방향성을 갖고 인재등용을 해야 한다.

인사가 만사라고 했듯이 가깝게 지내온 사람의 틀에서 벗어나 전국을 대상으로 가장 일을 잘할 수 있는 일꾼을 찾아내고 기용해야 한다.

집권 100일 동안의 잘못은 한꺼번에 너무 많은 것을 해결하려다 준비부족에서 기인된 점이라 생각한다.

 초반 실패를 거울삼아 정책에 신중을 기하여 2모작은 풍성한 수확을 남길 수 있는 성공한 대통령의 길을 걸어가길 바란다.
 
‘노컬러스’라고 불리 우는 초선의원그룹이 대통령께 고언을 바치고 올바른 정치를 펼 수 있도록 변화의 정치 중심에서 큰 역할을 기대해 본다.

강   선  종
총괄본부장ㆍ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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