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착 즉시 도청 브리핑, 수해지역 방문, 사진 찍기, 당일로 예정된 바쁜 상경시간.
중앙 주요인사들은 발걸음도 한결같다.
한나라당 재해대책위원회, 허상만 농림부 장관 등 중앙 차원의 호우피해 지역 방문이 줄을 잇는 가운데 제주도의 '특별재난지역' 지정 등 실질적 도움 요청에는 건의 또는 '어렵다'는 형식적인 답변만 되돌아와 피해농가를 실망시키고 있다.
또한 피해 지역 지역구로 둔 두 명의 국회의원 소속 여당인 열린 우리당은 현장 확인조차
나서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농민을 위한다는 민노당도 안동우 도의원을 제외하면 마찬가지로 도민들은 "다른 지방에 수해가 나도 저렇게 한가한 모습을 보이겠느냐"면서 곱지 않은 눈길을 보내고 있다.
더욱이 도민들은 부산지역 컨벤션 시설에 45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정부.여당의 방침을 연관시켜, "개최지 선정시 시설 여건을 들면서 제주를 배제시킨 논리를 뒤집은 셈"이라며 수해지역 무관심과 함께 정치적 비중이 아무리 작지만 지나친 처사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당초 한나라당은 박근혜 대표가 호우피해 지역을 돌아본다고 언론 등에 홍보한 반면 정작
17일 서병수 재해대책위원장을 비롯 원희룡의원, 박혁규 의원등 만 제주를 찾아 양정규 상임고문, 현경대 제주도당 위원장과 함께 피해지역을 돌아봤다.
허상만 농림부 장관은 18일 내도, "특별재난지역은 1000억원 이상 피해가 있어야 지정이 가능하다"면서 사실상 제주도의 요청을 거절했다.
제주도의 피해 집계가 농산물 및 농지는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너무 섣부른 답변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농림부측은 수해 지역 4000ha에 유채를 대파 관광자원화하면 어떠냐는 현지 실정과 동떨어진 권유와 농협 제주지역본부의 맥주보리를 대신 재배할 경우 수매해달라는 건의를 "외국산보다 비싸 힘들다"라고 간단히 넘기는 등 이들의 방문에 기대를 건 관계당국과 농민들의 힘을 빠지게 했다.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와 홍재형 정책위의장은 지난 15일 김우남의원을 통해 "당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약속을 한 이후 이렇다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형편이다.
이에 수해지역 농민 및 도민들은 20일에서 25일까지 펼쳐지는 정부차원의 합동조사에 실낱같은 기대를 걸면서 "현지 농가의 입장을 이해하고 현실적인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