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호 칼럼] 유채 디젤연료의 '세 마리 토끼 잡기'
[김경호 칼럼] 유채 디젤연료의 '세 마리 토끼 잡기'
  • 제주타임스
  • 승인 2008.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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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유채 바이오 디젤연료가 실용화 단계에 들어섰다니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주)제주퓨렉스 사(社)가 유채 바이오디젤연료 생산을 위해 그동안 모든 채비를 갖추어 놓았다니 말이다.

제주퓨렉스는 이미 도내 540농가와 연간 500ha씩, 3년간 1500ha에 대한 유채 재배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연료 생산시설들도 제주시 아라동 첨단과학기술단지 내에 들어서고 있다.

사업비 100억여 원을 들여 9917㎡의 부지에 제조시설 및 부대시설 등 생산 체제를 거의 갖추어 가고 있다고 한다.

 계약 재배한 유채도 수확이  끝나가고 있다.

아마도 오는 10월부터는 대망의 제주유채 바이오디젤 연료가 생산돼 자동차에 공급함으로써 실용화 단계에 들어설 모양이다.

 현재 제주도 계획으로는 우선 올해 관용차 693대에 유채 바이오디젤연료를 공급하는 것으로 돼 있다.

 이어 연차적으로 각종 경유차-버스-화물차-건설기계 등 총10만6000여대로 공급을 확대한다는 것인데 뜻대로만 된다면 이보다 더 좋은 일도 그리 흔치 않을 터이다.

 유채 바이오디젤연료 실용화야말로 우리들 모두가 바라는 일이다.

기후 변화로 지구 위기설이 제기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친환경 에너지 개발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대에 식물을 이용한 대체 에너지 개발 필요성은 전 인류가 공감하는 바다.

실제로 옥수수-밀 등을 활용한 바이오디젤연료의 개발은 그래서 필연적인 것이었고, 이 바람에 세계 곡물가가 유가(油價)를 뺨치고 있다.

 제주유채 바이오디젤연료의 개발 노력도 크게 보면 지구 온난화 대응책과 무관하지 않으며, 석유 대체 에너지로서의 활용과도 무관하지 않다.

이뿐이 아니다.

지역적으로는 유채꽃의 관광자원화, 농민 소득의 증대, 기업의 육성, 일자리 창출, 운수업을 비롯한 도민소비계층의 경비 절감 등 뒤 따라 오는 ‘과실(果實)’들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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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문제는 제주유채 바이오디젤 연료 생산 사업이 도민들이 기대하는 것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장구하게 성공을 거둘 수 있느냐 하는 데 있다.

그러려면 이 사업이 장기적으로 지속 성장할 수 있는 산업으로 발전할 토대를 마련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아무리 초기에 사업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하더라도, 그리고 그 초기 성공이 친환경적으로, 친지역적으로 기여하는 바가 적지 않았다하더라도 산업 토양의 척박으로 그것이 오래가지 못하고 단기간 빤짝 사업에 그친다면 그간의 노력은 도로(徒勞)에 그치고 만다.

 우선 이 사업이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성공사업이 되려면 유채 생산의 주체인 농민, 디젤연료 생산의 주체인 업체, 연료 구매의 주체인 운수업을 비롯한 각종 소비 계층 등 3자 모두에게 이익을 줄 수 있는 산업으로 발전해야 한다.

 이를테면 세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래야 유채바이오디젤 연료산업은 21세기 친환경 에너지 사업으로서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은 초기 계약재배 단계이므로 예외로 치자.

하지만 앞으로 사업이 확장돼 더 많은 원료가 필요하게 되면 유채 자유 재배 시대가 오게 될 것이다.

 그 때는 일부 보조금이 있다하더라도 현재의 수매가 1kg 420원으로는 유채 확보가 어려울지도 모른다.

 유채디젤연료 공급 가격도 그렇다.

BD20의 경우 ℓ당 경유에 비해 100~200원 정도 경비가 절감된다고 해서 소비자들이 수긍할지도 의문이다.

그렇다고 유채 수매가와 연료 공급가에 지나친 무리가 따른다면 업체의 사업성이 문제가 된다.

농가-업체-소비자 간의 조화로운 협력에 의한 ‘황금분할’이 요구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세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기란 매우 힘든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채 바이오디젤 연료산업은 세 마리의 토끼를 꼭 잡아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 사업의 성공을 장담할 수가 없다.

관계자들끼리의 사심 없는 연구와 토론이 선행되기를 기대한다.

김   경  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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