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는 ‘우공이산(愚公移山)’이란 고사가 있다. 어리석은 사람이 산을 옮긴다는 말이다. 여기서 어리석다는 말을 손해가 되는 것을 알면서도 일을 행하는 행위란 의미로 받아들이고 또한 산을 옮긴다는 말은 기적을 행한다는 말로 해석한다면 어떻게 될까.
‘뻔히 자신에게 해가 되는 것임을 알면서도 그 일을 행하면 기적과 같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는 뜻이 된다.
지난 11일 집중호우로 소 51마리가 급류에 휩쓸려 떼죽음을 당했다. 이중 23마리는 실종됐고 나머지 28마리는 물에 빠져 죽었다. 이 일을 두고 전문가들은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소를 키워봤다는 한 목장 조합원은 ‘오공오판(午公誤判)’때문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즉 우두머리 격인 소가 무리를 잘못 이끌어 화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또 한 전문가는 비를 피해 있다가 불어난 물에 휩쓸렸다는 주장을 했다.
어쨌든 50여마리의 소가 죽었고 이는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최근 제주도는 국제화 도시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지금은 그 초석을 준비하고 있는 시기로, 이 시기가 지나면 그야말로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의 세기로 변화의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려가 되는 것은 다름아니다. 우공이산(愚公移山)의 기적을 행할 지 우공오판(牛公誤判)의 실수를 범할 지 지금 도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공이산을 행할려면 자신의 모든 것을 잃을 수가 있기 때문에 섭불리 행하기 어려울 것이고, 우공오판이라도 할 때면 무리 전체가 죽음의 나락으로 빠질 수도 있다. 참으로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할 입장이다.
우공이산의 기적을 행하려다 심판의 칼 앞에 스러져간 선례를 기억하기에 기적이란 그리 쉽지만은 않다는 교훈을 얻었을 것이다. 그래서 망설여 지는 것이다.
하지만 우공오판이라도 하는 날에는 어떻게 될까 생각만 해도 오금이 저린다.
무리를 잘못 이끌어 동료들을 죽음으로 몰았던 위의 사건과 같은 일은 없어야 하겠다.
그러기 위해선 자신의 손해를 감내하면서도 필요하고 꼭 해야 할 일을 과감하게 추진하는 의지와 결단력이 필요할 것이다.
집중호우로 인해 자신의 목숨만큼이나 소중한 소를 잃은 당사자에게는 진심으로 위로의 말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