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의 유일한 공연장이 안타깝게도 듣는 사람에 대한 배려가 너무 없더군요. 내부는 아쉽게도 울림(음향반사판)이 전혀 없고, 이런 곳에서 공연하는 것 자체가 (공연을)하는 분들이나 듣는 분들이나 힘들겠고 다시 찾고 싶지 않겠더군요”
이는 한 네티즌이 3일 서귀포시청 인터넷 홈페이지에 ‘김정문화회관 안타깝네요” 라는 제목으로 올린 민원의 한 대목이다.
서귀포 지역 유일한 문화공연 공간인 김정문화회관이 개관 5년째를 맞고 있으나 공연에 따른 음향시설 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시민들과 문화예술인 모두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한 재일동포 독지가가 남다른 고향 문화발전을 기대하면서 건립한 뒤 서귀포시에 기부체납했으나 이를 건네받은 서귀포시의 무관심으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다양한 형태의 무대공연 유치로 서귀포시민들에게 수준 높은 문화향유 기회를 제공하겠다던 건립 취지가 무색하게 된 것이다.
2003년 12월 서귀포시 신시가지 문화공원 내 1624㎡의 부지에 지상 2층 연 건축면적 1623㎡ 규모로 건립된 김정문화회관은 383석의 공연장과 연습실 및 사무실 등을 갖추고 있다.
재일동포 독지가가 20억 원을 투입, 건립한 뒤 서귀포시에 기부 체납한 김정문화회관은 지난해의 경우 모두 96차례 공연 등이 이뤄지면서 2만4705명이 이곳을 찾았다.
그러나 김정문화회관은 아직도 라이브 공연에 필수적 음향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시민들의 문화의식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무대공간에서 객석에 연출음을 흩어짐 없이 전달시킬 수 있는 ‘음향반사판’이 설치되지 않아 말 그대로 1960~1970년대 ‘골목 연주장’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서귀포시 관계자는 “지난해 사업비 5억이 투입되는 ‘음향반사판’ 시설사업을 검토했으나 효과를 검증하기가 어려워 설치를 유보했다”며 “내년 사업예산을 확보, 음향반사판 설치를 적극 검토 하겠다”고 말했다.
김정문화회관이 문화공연 공간으로 자리를 잃으면서 서귀포시는 아예 이곳을 각종 설명회와 교육.세미나장으로 애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