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평시평] 중심이 무너지는 사회
[세평시평] 중심이 무너지는 사회
  • 제주타임스
  • 승인 2008.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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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속에는 불가능한 꿈을 가지자.’ ‘자본주의는 인간을 재물로 삼고 공산주의는 인간의 권리를 희생시킨다.’ ‘수단이 비열하다면 결코 목적은 정당화 될 수 없다.’

 혁명운동가인 체게바라가 민중을 향한 연설에서 남긴 명언들이다.

 평화롭게 진행되던 촛불집회가 차도를 점령하는 불법시위로 번지면서 사회불안은 가중되고 있다. 마치 역사를 20여년전으로 회귀시켜 놓은 것 같아 마음이 찹찹하다.

80년대에도 민주화운동으로 도심은 하루도 편할 날 없이 애꿎은 시민들만 곤혹을 치렀었다.

 군중소요의 빌미를 제공한 정부당국이 책임이 더 크겠지만 도로점거로 인한 교통마비는 침묵하는 다수의 시민생활을 볼모로 잡은 것이기에 정당한 시위문화 정립이 아쉽게 느껴지고 있다.

 지금 우리사회는 집단이기주의가 판을 치고 있는 가운데 각종 유언비어의 난무로 종잡을 수 없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

인터넷 매체를 타고 ‘정도전 괴담’ ‘노무현 예언’ ‘수돗물 민영화’ ‘의보 민영화’ 등 정체불명의 유언비어들이 서민들을 불안하게 만든다.

 ‘카더라’ 커뮤니케이션은 인터넷 포탈매체를 타고 걷잡을 수 없이 번지면서 ‘수돗물 민영화로 하루 수도요금이 10만원 이상된다 카더라. 의보민영화로 감기 한번 걸리면 몇십만원의 치료비를 감당해야 된다 카터라.’ 이러한 ‘카더라’통신은 미디어가 부풀리고 정치권이 악용하면서 불신사회를 부채질하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광우병발생 사실이 없는데도, ‘미국소=광우병’으로 확대 포장하여 나이 어린 중학생들이 손에 든 ‘2MB 미친 소 너나 먹어’가 적힌 피켓을 보며 과연 이사회가 바로 가고 있는 가를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선진국의 바로미터는 단지 국민소득의 다소로 결정짓는 것만은 아니다. 그 나라 국민이 얼마나 준법정신이 투철한가. 그 나라 국민의식의 얼마나 선진화 되어 있는가. 등이 선진국의 갖춰야 할 요건이라 할 수 있다.
 
거짓이 판치는 우리사회를 바로세우기 위해선 무엇보다 이 사회 지도자들이 바로 서지 않으면 안 되게 되어있다.

법 철학자 몽테뉴는 ‘나’를 통해 인간을 본다고 하며, 추구할 가치로서 ‘타자의 포용, 다름의 가치 인정, 다양성 존중, 문화적 상대성에 대한 열린 정신, 약자에 대한 베려와 올바름의 실천,’을 강조하며 자아에 대한 성실은 타인을 향해 탈자아적으로 멀리 뻗어 갈 수 있다고 했다.

 우리사회의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서 사회지도층이 대오각성하고 자신의 행동에 있어 성실한 모범을 보여야 할 때다. 말로는 위민정치를 한다면서 국민이 바라는 것을 제대로 알고 올바른 정책을 펴고 있는가를 반성해 볼 일이다.

황희 정승은 비가 세는 집에 살면서 비세는 집마저 없는 백성을 걱정하며 잠을 못 이뤘다고 하나, 오늘의 지도자들은 고유가 시대에 기름 값이 없어 생업을 포기하고 자살하는 농어민이 늘고 있는데도 문제해결은커녕 걱정하는 모습조차 보이지 않는다.

 대한민국 살림을 책임진 사람들이 자신의 능력껏 번 돈을 가지고 시비한다고 하질 않나, 툭하면 외유성 해외관광을 일삼고, 나라창고의 돈 보따리를 들고 출신교에 찾아가서 으쓱대며 생색내는 생뚱맞은 짓거리를 하고 있다.

부자들이 생각엔 가난한 집은 정원사도 가난할 것이라는 보는 것인지, 국민의 정서와 동떨어진 행동 때문에 질타를 받고 있다.

 청렴하기로 소문난 원자바오 총리가 스촨성 지진피해현장에서 구출된 어린이를 껴안고 ‘아가야 울지 마라. 네 부모가 되어 주겠다.’며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은 13억 중국인의 심금을 울렸다. 실의에 빠진 국민에게 희망의 힘을 불어넣어 준 지도자를 보며 중국인들이 부러웠다.

 지도자는 국민의 거울이다. 지도자가 바로 섰을 때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 국가의 안위와 국민의 고통을 외면하고 편파정치와 자신의 영달만을 위한 정치 지도자는 하루속히 무대 뒤로 퇴장시켜 버려야 한다.
 
 한·미 FTA뿐만 아니라 고 유가 시대의 민생경제문제, 쓰러져가는 농어촌 문제, 줄줄이 도산되는 중소기업문제, 사회 흉악범 문제, 청소년 비행문제, 빈부 격차문제, 등 산적한 현안을 찾아 쫓아다니며 어떻게 하면 국민을 편안하게 만들까를 고민하며 밤잠을 설치는 지도자들로 새로 태어났을 때 정치적 신뢰가 회복되어 사회혼란이 수습될 가닥이 잡힐 것이다.   

강   선   종
총괄본부장/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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