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KBS 1TV에서 화요일 오후 7시30분에 방영되는 “러브인 아시아”프로그램을 자주 보면서 느껴지는 내용(contents)이다.
드넓은 세계 속, 수많은 인파 속에서 한 남자와 한 여자가 국경을 넘어, 문화를 넘어 사랑으로 만나 언어가 다르고, 피부색이 달라도 혹독한 겨울추위를 괴로움으로 이겨내는 새싹같이 가족의 가치와 피붙이의 정(情)과 감동을 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결혼적령기 성비(性比) 차이가 감동의 다큐드라마(docudrama)를 만들고 있다.
얼마 전에 제주에서 직장이 어려워 수도권 공단 생산라인에서 일하는 30대 후반의 지인의 “장가 좀 보내 달라”고 하소연 한다는 말을 들었다.
이제는 농촌 총각만 결혼 할 신부가 없는 것이 아니라 도시에서도 결혼할 신부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물론 요즘은 세계적으로 결혼안하고 아기를 안 낳고 살려는 독신(single) 족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우리나라에는 골드미스(gold miss), 일본에서는 하나꼬 상, 미국에서는 알파 걸(alpha girl), 딩크족(Double in com no kids)들의 결혼을 안 하고 자신만 즐겁게 살려는 계층이다.
그러나 노총각들이 신부 감을 구하지 못하는 정확한 원인은 성비(性比)차이 때문이다.
한 여성 잡지사에서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35세 이상의 미혼 총각은 70만 여명인데, 노총각하면 쉽게 농촌 총각을 떠올리지만, 농촌 총각은 14만 명밖에 안된다는 것이다.
노총각 10명중8명은 도시 변두리에서 독수공방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은 도시 노총각들이다.
자기 또래의 미혼처녀가 총각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는 현실은 사회적인 비극이다.
하지만 이는 앞으로 닥칠 “신부(新婦) 부족” 사태가 지금은 예고편에 불과 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 처럼 남녀 성비(性比)차이가 나는 세대는 6.25전쟁 직후 태어난 베이비 붐 세대(1955년~1962년생)가 낳은 자녀들로서, 앞뒤 연령층보다 평균 10만 명씩이나 많다.
결혼 할 여성의 숫자가 턱없이 부족한 이들 세대는 갑자기 숫자가 늘어 콩나물 교실에서수업을 받아야 했다.
사회 진출에도 자기들끼리 심한 경쟁을 벌여야하는 “취업난”을 겪기도 했다.
그런데 이제는 “신부 난(新婦難 )에까지 시달리고 있다.
가히 불운한 세대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1988년 이후 10여 년간 태어난 10~19세의 남자들이다.
이들은 태아 성비(性比·여아 100명당 남아 수)가 매년 110명을 넘는다는 것이 정확한 통계 수치다.
아들을 낳기 위해 초음파로 무분별하게 성감별을 하고 낙태시킨 결과다.
이들이 혼기(婚期)를 맞을 때면 매년 3만 여명이 10여 년간 신부(新婦)감을 구하지 못할 것이라는 추계다.
부모들의 자연의 섭리를 어겨가며 아들만 골라 낳은 죄의 대가를 아들들이 치르는 셈이다.
부모들의 죄의 대가를 치루는 이들은 골고루 모두에게 미치는 것이 아니다.
형편이 곤란한 농촌 총각과 도시의 저소득· 저학력 총각들이 지금과 같이 훨씬 심한 홍역을 치르게 될 것이다.
문제의 해결은 인생의 배필로 외국 여성을 찾아 나설 수밖에 없다.
사정이 여기까지 왔다면 “러브인 아시아”에 나오는 외국인 며느리, 아내를 우리 사회는 은인(恩人)받아드려야 한다.
그래서 다인종(多人種), 다민족(多民族)이 어울려 사는 다문화(多文化) 사회의 가치관을 정착 시켜야 한다.
지금은 국내거주 외국인 100만의 시대다.
위장 결혼을 막겠다는 근시안적인 태도로 국적 취득과정을 제한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
이제는 세계가 1일 생활권이다.
우리와 아시아, 그리고 세계를 잇는 문화의 이해와 나눔의 품앗이로 이웃사촌이 되어야만 하는 세상이다.
이 지구인들은 모두 우연이 인연으로, 인연이 필연으로 승화되는 “지구촌 가족감동”을 지녀야하는 시대가 되고 있다.
나는 웃음, 눈물, 사랑, 감동으로 이 KBS 프로그램을 보고 있다.
국경 없는 사랑! 국경 없는 이웃! 이 얼마나 우리들의 마음을 적시는 가족감동 휴먼스토리인가?
김 찬 집
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