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제항공노선 감축 말라
[사설] 국제항공노선 감축 말라
  • 제주타임스
  • 승인 2008.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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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자유도시 추진 타격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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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또 다시 적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그나마 제주가 국제자유도시의 체면치레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중국, 일본, 대만, 필리핀 등 4개국의 도시와 항공노선이 개설돼 적은 인원이나마 이들 지역의 관광객을 꾸준히 유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올 들어 4월까지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36.6%나 늘어난 17만831명에 이르렀던 것도 이들 지역과의 국제항공노선 개설 덕분이다.

그러나 최근 대만 원동항공이 부도가 나 제주~타이페이와 제주~가오슝 노선에 하루 7회 운항이 중단돼 버렸고, 매주 4편 운항하던 제주~마닐라 노선도 지난 1일부터 잠정 운휴에 들어갔다.

이에 앞서 지난 겨울에는 중국 동방항공과 남방항공마저 제주노선의 운항을 중단했다.

사실상 제주국제항공 노선이 위기에 처한 것이다. 

이들 항공사들이 제주노선 운항을 중단한 데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수지타산이다.

외국 항공사들로서는 수입이 시원치 않거나, 적자를 감수하면서 항공기를 계속 띄울 수는 없는 일일 것이다.

2

이제는 항공사업도 마케팅 원리를 적용해야 한다.

스스로 찾아 오는 승객만 기다릴 게 아니라, 직접 고객을 불러 들여야 한다.

하지만 실제로 항공사가 관광시장에 뛰어들어 손님을 끌어 들이는 경우는 거의 없다.

대부분 여행사가 보내주는 관광객과 개인 또는 가족 관광객 및 일반 탑승객에 의존해 항공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제주노선 외국 항공사들이 직접 자국 내 관광객 모집을 좀 더 활발히 전개했다면 보다 많은 관광객을 탑승시킬 수 있었을 것이고, 손님 부족으로 인한 경영난과 잇단 운휴로 이어지진 않았을 것이다.

더욱이 대한항공은 주 6편 운행하던 제주~일본 후쿠오카 노선을 지난 1월 중단해 버렸다.

여기에 나고야 노선도 주 10편에서 6편으로, 오사카 노선 역시 오는 7월부터 주 14편에서 8편으로 감편한다고 한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식 항공기 운항 전략은 곤란하다.

 더구나 제주 노선을 기반으로 항공사업을 발전시켜 온 대한항공으로선 제주관광과 운명을 같이 하겠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아시아나항공도 마찬가지다.

양 항공사가 직접 외국인 관광시장에 손을 뻗쳐 많은 관광객을 제주로 유인해야 한다.

단지, 손님이 줄어 항공기를 감편하고, 아예 운항을 중단하겠다는 것은 너무 이익만 앞세워 제주도민에 대한 신의를 저버리겠다는 생각과 다를 바 없다.

3

계절적 요인 등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자연 감소한 데다.

가뜩이나 유류값마저 폭등해 항공기 운항 여건은 더 악화되고 있다.

하지만 특히 비수기 50% 내외의 국제선 항공기 탑승률을 70% 안팎으로 늘린다면 이러한 악재는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항공사들 스스로의 관광 수요(관광객) 창출과 함께 제주도 차원의 관광객 유치 대책이 적극 추진된다면 잠재적인 외국인 관광객을 대거 유치할 수 있을 것이다.

해외여행사를 통해 제주관광을 적극 홍보하고, 실제로 외국인들이 제주관광에 나서도록 하는 유인책을 펴 나가야 한다.

특히 중국, 대만, 일본, 필리핀 등 기존 노선 관광시장에 대한 홍보 공략이 필요하다.

제주도의 직접적인 해외 현지 홍보와 함께 도내 해외여행사에 대해 일정액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방안도 있을 수 있다.

감귤 농가와 도내 이주 기업처럼 해외여행사에 대해 관광객 유치를 조건으로 자금을 지원하는 문제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 당장 시급한 일은 제주도가 양 항공사를 설득시켜 국제노선 운항 감축과 중단 계획을 철회토록 하는 일이다.

이런 일련의 과제가 실패하면 국제자유도시 추진도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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