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4시간 운항…제2공항 만들고 하라
[사설] 24시간 운항…제2공항 만들고 하라
  • 제주타임스
  • 승인 2008.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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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나 항공이 제주~일본 하네다 노선 심야 여객기 운항을 허가해 주도록 국토해양부에 신청했다고 한다.

 물론 이번 아시아나 항공의 제주공항 심야 운항 허가 신청은 상시적(常時的)인 것도, 전 노선적(全路線的)인 것도 아니다.

다만 제주~하네다 1개 국제선에 한해 오는 7월 한 달간만 한시적으로 새벽 2시와 아침 6시 45분 전후에 이-착륙을 시키겠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이 문제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최근 공식 석상에서 제주공항의 24시간 운영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제주공항을 24시간 가동하면 관광객이 늘고 지역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아마 대통령의 이 발언은 제주도의 제2공항 건설 요구를 염두에 둔 것인지도 모른다.

 심야 운항체제만 갖춰지면 제2공항을 만들지 않더라도 상당기간 걱정이 없다는 생각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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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제주공항 24시간 오픈은 이명박 대통령의 생각과는 전혀 다른 문제들이 있다. 국내선의 경우 제주공항에서 밤새껏 항공기가 이륙하더라도 인천공항 외에는 착륙할 공항이 없지 아니한가. 마찬가지로 심야에 제주공항에 착륙하기 위해 이륙할 다른 공항역시 없다. 제주공항만 24시간 오픈한다고 해서 비행기가 제주에 들어 올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이뿐이 아니다.

 가령 앞으로 전국의 공항들이 24시간 운영체제를 갖춘다 해도 제주공항의 계속된 심야 이-착륙에는  민원(民願) 아닌, 폭발성이 강한 민원(民怨)이 도사리고 있다는 점을 지나쳐서는 안 된다.
 

제주국제공항은 도심지에 있다.

번화가는 아니지만 동-서-남-북이 모두 시가지다.

대낮에도 항공기 소음으로 민원(民願)이 끊이지 않는데, 고요한 심야에까지 24시간 굉음에 시달린다면 공항 주변 시민들의 이제까지의 민원(民願)은 민원(民怨)으로 돌변, 폭발할지도 모른다.

이미 20년 전부터 현 제주공항을 옮기거나 제2공항을 만들어야 한다는 제주도민들의 요구는 어린애 생떼 같은 것이 아니다.

선견지명(先見之明)에서 나온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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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록 임시적이요, 극히 일부 국제선에 국한된 것이라 하더라도 우리는 아시아나 항공의 제주~하네다 심야운항을 바라지 않는다.

만약 정부가 이를 허가 할 경우 결국 이것은 ‘이명박 대통령 발언’ 이후 첫 선례가 되어 대한항공을 비롯해서 제주항공과 그 밖의 저가항공사들까지도 국제선 심야운항에 뛰어들 개연성이 없지도 않다.

 그리고 이것이 확대 되어 정부에서도 김포-김해-무안 등 몇몇 공항을 제주공항과 연계해 국내선 24시간 오픈 체제를 갖출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되면 제주관광이나 도민들의 나들이에는 도움이 될 수도 있으나 공항 인근지역의 소음피해는 심각할 것임이 불을 보듯 뻔하다.

 우리는 제주관광산업의 발전을 바라는 것과 마찬가지로 도민들의 다른 지방 나들이 편리성도 똑 같이 중요시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그것이 수많은 도두-이호 주민들과 용담 및 외도 일부 시민들의 고통스런 항공기 소음 피해 속에서 얻어지는 것이라면 단호히 배격한다.

 제주관광 산업을 위하고 현 공항 주변 시민들의 항공소음을 최소화 시켜 주며 제주도민, 아니 전 국민의 편리한 나들이까지를 한꺼번에 만족시킬 수 있는 상책(上策)은 한가지 밖에 없다.

역시 제2공항 건설뿐이다.

24시간 운항체제는 제2공항을 만든 다음에 바로 그 새로운 공항에서 시행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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