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정
온정
  • 정흥남 기자
  • 승인 2004.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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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불우이웃에 대한 온정의 발길이 크게 줄고 있다는 말이 곳곳에서 들려온다.
독지가의 숨은 선행도, 서민이 미덕실천의 행동 강령처럼 여겨왔던 십시일반의 자비도 홀쭉해진 주머니 사정으로 얼어붙고 있다는 얘기다.

어려울수록 서로 도와야 한다는 봉사단체의 호소도 이젠 굳게 닫힌 마음을 쉽게 열지 못하는 모양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올 추석을 앞둔 도내 각 사회복지시설 수용자들은 더욱 각박해진 세태를 실감하고 있다.

과거 이맘때 같으면 곳곳에서 추석을 앞둔 ‘온정의 손길’을 담은 이야기들이 들릴 시기이건만 올해는 예년 갖지가 않다.

▲특히 최근 제주 동남부지역을 강타한 집중호우는 사회복지시설 수용자들의 입지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
이 같은 외형적 이유로 인해 아마 올해 추석은 이들 시설 수용자와 소년소녀가장 및 기초생활수급자 등 이른바 우리사외의 ‘소외이웃’들게는 ‘쓸쓸한 명절’로 기록될지도 모른다.
제주시 경우만 하더라도 현재 소년소녀가장과 독거노인 및 기초생활수급자 등이 6120가구에 9700명에 이르고 있다.

상황이 이처럼 ‘비관적’으로 전개되자 제주시는 우선 공무원을 앞장세워 오는 25일까지 관내 각급 종교 및 사회단체 등에 불우이웃을 돕자는 협조공문 등을 발송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뿐만이 아니다.
최근 집중호로우 피해를 당한 이른바 ‘폭우 이재민’들의 상황은 더욱 어렵다.
현재까지 잠정집계 된 폭우 피해 이재민은 6300여 가구 1만8000여명에 이르고 있다.
당국은 이들에게 지방세 감면과 피해 보상 및 각종 세금 납기연장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이들이 올 추석을 따뜻하게 보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해 풍년농사를 감사하면서 맞이해야 할 추석이 이들에게 반가울 리가 없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제주사회 전체가 어려워지고 있다.
그러나 어려움이 깊을수록 우리 민족은 더욱 많은 이웃사랑을 쏟아냈다.
올 추석을 맞으면서 우리 주변에 소외된 이웃들에게 힘과 희망을 주는 이웃사랑이 확산되길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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