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부지로 치솟는 유가와 국제곡물가 상승 등으로 소비자물가가 급등, 지역경제에 암운을 드리우며 도민들의 경제적 고통을 심화시키고 있다.
12일 제주특별자치도 등에 따르면 이날 현재 제주도내 휘발유 가격은 ℓ당 1763원에 달한다. 제주시내 대부분의 주유소가 ℓ당 1776원에 판매, 1800원의 고지를 코앞에 두고 있다.
경유 가격 역시 ℓ당 1730원대를 기록, 휘발유 가격을 바짝 뒤쫓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와 함께 제주통계사무소가 내놓은 ‘4월 제주지역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도내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4.6% 올랐다. 전월에 비해서는 0.6%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2%대에 머물렀으나 11월 들어 3%대에 진입, 3.7%로 마감했다. 하지만 올 들어 1월 4.2%, 2월 4.0%, 3월 4.3% 등으로 4개월째 4%의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기름 값을 조금이라도 아끼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동원되고 있다. 직장 동료들과 짝을 이뤄 출·퇴근을 하는 ‘카풀(car pool)’과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주민 등 ‘알뜰족’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서귀포시에 직장을 둔 김모씨(35·제주시 이도2동)는 최근 직장동료와 카풀을 시작했다.
한 달에 40~50만원씩 드는 유류비를 도저히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불편한 점도 있지만 가계에 도움이 되고 직장동료들과 대화도 많이 할 수 있어 좋다고 김씨는 말했다.
타고 다니던 승용차 사용을 자제하고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운전자들도 많아지고 있다.
강모씨(38·제주시 화북1동)는 유류비를 아끼기 위해 출·퇴근용 승용차를 집에 세워두고 시외버스를 이용하고 있다. 하루 2만원 가량 소요되던 유류비 부담을 절반까지 줄였다.
운전에 따른 피로도 없고 출·퇴근시간에 신문이나 책을 읽을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씨는 설명했다. 여기에다 주말에만 자동차를 이용하는 운전자는 물론 경차로 교체하는 운전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주부 고모씨(42·여)는 “한달에 3~4차례 하던 외식 횟수를 1차례로 줄이고 되도록 집에서 만들어 먹는 경우가 늘었다”면서 “가족들과 재래시장 돌아다니며 장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고 가끔 조금씩 더 얹어주는 상인들의 정도 느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에너지관리공단 관계자는 “바른 운전습관만으로도 연료를 절약할 수 있다”며 “고유가 시대에 급가속·급정차를 자제하고 필요 없는 짐을 싣지 않는 것도 연료를 절약할 수 있는 지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