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민 '소 새끼회' 먹을까, 말까
제주도민 '소 새끼회' 먹을까, 말까
  • 임창준
  • 승인 2008.0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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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소고기 수입 초읽기 속 광우병 공포로 망설여
수입업체들, 국민여론 악화로 당장 수입은 주저


미국산 소고기 수입이 초읽기에 들어가 가운데 소의 부산물인 머릿골, 등골, 새끼회를 날걸로 즐겨먹는 제주도민들의 소고기 관련 식생활 패턴에 큰 변화가 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발표대로 오는 15일 새로운 미국산 소고기 수입위생조건이 발효되면 이때부터 미국산 소고기가 국내에서 팔리게 된다.

미국산 소고기는 지난해 10월 이후 반입되지 않았다. 특히 2003년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한 후 우리나라에 수입되지 않았던 ‘LA 갈비’와 내장 같은 부산물도 4년반 만에 다시 들어오게 된다.

이들 소고기를 둘러싸고 축산업계에는 긴장이 흐르고 있다. “국내 시장을 싹쓸이할까”라는 걱정 때문이다.

그러나 수입업자들도 큰 고민에 빠져 있다. 국내에 미국산 소고기에 대한 불신이 확산된 탓이다. 이들은 수입 계약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고민하고 있다.

◆‘LA 갈비’ 위주 수입될 듯=12일 도내외 축산업계에 따르면 새로운 수입위생조건이 고시되면 소량 샘플용 소고기는 1주일 안에 우리나라에 들어오게 된다. 선박으로 들어오는 본격적인 대량 수입 물량은 다음달 중순쯤 반입될 전망이다.

미국에서 수입되는 소고기의 부위는 국내 수요가 많고 미국 내 산지 가격이 한우의 4분의 1 정도인 갈비가 큰 부분을 차지할 전망이다. 2003년 광우병 발생으로 수입이 금지되기 전까지 미국산 소고기는 19만9000t이 수입됐다. 수입 소고기 시장의 60%를 차지하는 규모였다. 미국산 소고기 수입 물량의 70%는 갈비였다.

갈비 이외에는 한국 내 수요가 많은 사골·꼬리·우족·내장 등 부산물도 수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최근 국내 육류 수입업체와 미국의 메이저 수출업체 사이에 ‘갈비+부산물’ 형태의 패키지 계약도 맺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006년 미국과 소고기 수입위생조건 협상을 통해 수입을 재개했지만 ‘뼈 없는 30개월 미만 소의 살코기’를 조건으로 했기 때문에 갈비와 부산물은 수입되지 않았지만 이제는 부산물도 무제한 수입케 됐다

다른지방과는 달리 제주지역 주민들이 즐겨먹는 골, 새끼회 등의 부산물도 여기에 포함된다.
광우병 위험 때문에 미국산 소고기가 수입될 경우 아예 소 새끼회나 머릿골을 날 것으로 먹지 않겠다는 도민들이 많다. 평소 소 새기회를 즐겨먹는 이 모씨(56. 제주시 삼도동)는 “제주도내 시중에 판매중인 소 새끼회가 대부분 타 지방에서 도축돼 들어온 것이고, 요식업소에선 새끼회에 배설 등 다른 부산물도 섞어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면서도 오랜 버릇으로 먹어왔다”며 “미국산 소고기가 들어올 경우 아예 소 새끼회를 먹지 않겠다”고 말했다.

. 지난해 10월 우리나라의 수입검역 중단으로 한국과 미국의 창고에 보관돼 오던 1만2000여t의 살코기는 검역 재개와 함께 곧바로 시중에 풀릴 전망이다.

◆미국산 소고기 당분간 힘 못쓴다=육류 수입업계는 국내 소비자 반응에 주목하고 있다. 새로운 미국산 소고기 수입위생조건에 따라 수입 제한은 사라지지만 미국산 소고기 광우병 위험 논란에 따른 불안감이 가라앉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부 수입업체는 시장 선점을 위해 발 빠르게 미국 메이저 수출회사와 계약을 맺고 있지만 수입업체 대부분은 계약을 미루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소비가 뒷받침될 때 들여와야 창고 보관료 등 관련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
하지만 악화된 미국 산 소고기 여론이 슬그머니 사라질 경우 수입업체는 싼 값으로 소고기를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의 욕구에 맞춰 슬금슬금 수입을 재개할 것은 명약관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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