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학술적 가치 큰 '한라산 고산습지'
[사설] 학술적 가치 큰 '한라산 고산습지'
  • 제주타임스
  • 승인 2008.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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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의 보고(寶庫)인 한라산이 수서(水棲) 곤충 서식지로서의 학술적 가치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

최근 제주도 환경자원연구원의 백록담과 사라오름, 어승생악, 물장올, 물찻오름 등 8개 고산습지의 동물상 조사 결과는 우리의 가슴을 확 트이게 하는 낭보가 아닐 수 없다.

습지오름 등 물 속에 서식하는 수서 곤충이 5목 15과 38종으로 다양성을 띠고 있다는 점도 그렇지만, 특히 학계에 보고 되지 않은 미기록종 꼬마손자물벌레와 연못하루살이, 애우묵날도래 등 3종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솔직히 이번 환경자원연구원의 한라산 고산습지 동물상 조사 결과는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이미 식물 분포는 조사가 끝나 식물의 보고로 세계적인 학술적 평가를 받고 있다.

수서 곤충 서식 분포 역시 이에 걸맞게 조사가 완료돼 보호체제에 들어갔어야 마땅하다.

더욱이 미기록종이 3종이나 발견됐다는 점에서 조사의 시급성이 컸었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한라산의 식생환경도 눈에 띄게 변화하고 있다.

저지대에서 자라던 조릿대가 정상 부근에까지 뻗혀 철쭉 등 고지대 희귀식물의 자생에 지장을 준지 오래다.

한라산의 명물인 구상나무와 주목 등도 조릿대의 침투와 기후 변화로 인해 그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상 기온을 자연현상으로만 생각하고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지금의 식생환경 상당 부분이 타격을 입을 게 분명하다.

아울러 이번 동물상 조사를 수서 곤충을 보호하고, 서식 밀도를 높이는 절호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조사만 하고 정작 보전에는 소홀하다가 일부 희귀식물처럼 언제 멸종의 위기를 맞을 지 모른다.

환경자원연구원은 차제에 확인되지 않은 수서 곤충이 더 없는지, 서식 조사에 보다 더 완벽을 기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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