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자그만한 기초질서 지킴 속에 피어나는 문화강국
[나의 생각] 자그만한 기초질서 지킴 속에 피어나는 문화강국
  • 제주타임스
  • 승인 2008.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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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0여년 동안 우리나라는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루었다.

 세계 어느 나라를 보더라도 식민지 국가였던 나라들 중에 우리나라 같은 성장을 거둔 나라는 없을 것이다.

경제적 측면에서 우리나라가 선진국 반열에 있음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지만 경제적인 통계를 제외하면 한국을 선진국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그 이유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우리 국민들의 기초질서에 관한 인식이다.

 선진 기초질서문화의 우선은 교통법규 준수의 생활화에서 출발하며 그 중 가장 기본은 교통신호를 잘 지키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빨간 신호등일 때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을 막을 수 없다면 강도도 막을 수 없다.” 1994년 뉴욕 시장으로 취임한 루돌프 줄리아니의 말이다.

당시 뉴욕시는 세계 최고라는 도시 이미지와는 달리 미국에서 둘째라면 서러울 정도로 심각한 우범지역이었다.

역대 시장들도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안간힘을 썼으나 그 누구도 뉴욕시를 ‘범죄 없는 안전한 도시’로 만들지는 못했다.

줄리아니 시장은 취임 직후 경찰 국장과 손잡고 대대적인 범죄소탕 작전에 돌입했다.

그런데 그들이 제일 처음 손댄 것은 살인이나 마약, 강도와 같은 강력범죄가 아니라 아주 사소한 교통법규들과 경범죄에 관한 것들이었다.

신호위반, 중앙선 침범, 담배꽁초 투기나 침을 뱉는 행위 등을 하는 사람들을 대대적으로 잡아들이면서 강력한 처벌을 내린 것이었다.

그와 동시에 강력범죄는 앞으로 더더욱 엄격하게 처벌할 것이라는 메세지를 시민들에게 계속 전달했다.

 처음에 대다수의 사람들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의아해 했지만 결과는 실로 놀라웠다.

연간 2천 2백 건에 달하던 살인사건이 순식간에 1천 건 이상 감소한 것이다.

기초질서를 잘 지키는 것은 비단 강력범죄의 감소로 이어지는 효과를 보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

사회적 통합과 경제 살리기에 앞서 가장 기본적인 것은 법질서 확립에 있기 때문이다.

“나 하나쯤이야” 하는 안이함보다는 “나부터” 라는 생각을 우리 모두가 갖는다면 안전하고 밝은 선진사회로 가는 길은 그리 멀지않을 것이다.

김   난   경
제주동부경찰서 오라지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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