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 피싱' 갈수록 극성
'보이스 피싱' 갈수록 극성
  • 김광호
  • 승인 2008.04.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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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서도 2년여간 197건에 21억여운 피해 발생
경찰, 10가지 예방요령 제시…'무대응이 상책'


‘보이스 피싱’(전화금융 사기)이 갈수록 극성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지금까지 도내 피해 금액도 수 십억원에 이르고 있다.

2006년부터 시작된 전화금융 사기로 인해 도민들의 피해가 늘고 있고, 사기 수법도 종전 각종 세금 환급금 반환에서 요즘은 벌금 납부 사기까지 점점 지능화하고 있다.

11일 제주지방경찰청은 2년여간 도내 전화 사기 피해 금액은 모두 197건에 21억4000만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연도별 피해액은 2006년 24건.1억9200만원, 지난해 129건.16억원, 그리고 올 들어서도 벌써 44건.3억4800만원에 이르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현재 피해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16건.1억9900만원 보다 175%나 늘었다.

경찰은 지금까지 각종 전화사기 피의자 26명(28건)을 검거했다.

연도별로는 2006년 3명(10건), 지난해 19명(15건), 올해 4명(3건)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화 사기는 곳곳에서 시도되고 있다.

특히 검찰 직원을 사칭해 벌금을 납부하라거나 검찰에 출두하라는 전화가 곳곳에 걸려 오고 있다.

실제로, 벌금을 물어야 하는 사건에 계류된 사람이 “당장 벌금을 (범인이 불러주는) 은행계좌로 송금하지 않으면 구속하겠다”는 사기범의 협박에 돈을 송금해 피해를 본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검찰은 ‘어떤 경우에도 전화로 벌금을 납부하도록 통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막을 수 있는 피해였다.

대체로 전화 사기범들은 닥치는대로 전화를 걸어 “검찰인데, 사건에 관련된 일이 있지 않느냐”고 물은 뒤, 진짜 관련된 사람이 걸려 들면 “벌금이 나왔는데 지금 곧 현금인출기가 있는 곳에 가서 송금하라. 그렇지 않으면 구속된다”고 협박하는 등의 수법을 쓰고 있다.

보이스 피싱의 주범은 주로 대만이나 중국에 있고, 국내에는 송금책과 인출책 등을 둬 활동하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철저한 역할 분담과 점조직 형태로 활동하는 등 워낙 범죄 수법이 치밀해 추적.검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경찰은 전화금융 사기 피해 예방을 위한 10가지 요령을 도민들에게 안내하고 있다.

자녀 등 가족에 대한 비상시 연락을 위해 친구나 교사 등의 연락처를 확보할 것, 전화번호.카드번호.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 요구에 일절 대응하지 말것, 세금.벌금.등록금 납부 등 전화 안내에 대응하지 말것, 자동응답 시스템(ARS) 전화에 주의할 것 등을 당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의문스런 전화에는 일단 ‘무대응’이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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