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淸白吏는 시대를 초월하는 귀감
[사설] 淸白吏는 시대를 초월하는 귀감
  • 제주타임스
  • 승인 2008.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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道의 淸廉度 하위 탈출 노력 주목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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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청렴-결백하고 정직하다”. 이것이 과거 자타(自他)가 함께 제주도 공직자들에게 내렸던 정평이었다. 지역 협소로 익명성(匿名性)이 덜한 이유도 있겠지만, 정직-순박한 도민성이 아마도 제주도의 공무원들을 청백(淸白)하고 정직하게 만들었을 줄 안다.

그래서인지 근년까지만 해도 전국 공직자 청렴도(淸廉度) 조사에서는 늘 상위권에 속해 있었다.

 이렇듯 모범을 보이던 제주 공직사회가 어찌된 일인지 지난해에는 그 청렴도가 전국 하위권으로 추락해버렸다.

2007년 부패방지시책 종합평가에서는 전국 5위를 차지, 그나마 위안이 되었으나 정작 중요한 청렴도에서는 하위권으로 밀려난 것이다.

 당시 이 소식을 접한 제주도민들은 너무나 황당했다.

늘 그래왔다면 감정이 무뎌 심드렁했을지도 모르나 그 전까지 청렴도 상순위요, 전통적으로 청백-정직하다는 정평을 듣던 터라 실망 또한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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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황당하고 실망했던 것은 도민만이 아니었던 듯하다.

그것은 당사자인 공직사회도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지금 제주도가 중심이 돼 ‘청렴도 전국 하위권 탈출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이 바로 그러함을 의미한다.

 제주도는 지난해의 불명예를 씻기 위해 올해야말로 공직 청렴도 전국 최고를 달성한다는 목표 아래 갖가지 시책을 펴고 있다고 한다.

 우선 이달부터 ‘청백리 카드제’를 실시하고 있다.

제주도청을 방문한 모든 민원인들에게 카드를 나눠 주어 공무원들의 부정부패 행위를 신고토록 하고 있다.

또한 문자메시지를 활용한 ‘청렴모니터링’제를 도입, 적발된 비리행위 공직자는 최고 수준의 신분상 불이익을 준다는 강경 방침까지 세워 놓았다.

 이뿐이 아니다.

건설-운송-환경업소를 비롯, 소방시설 점검, 공사계약 관리, 보조금 지원 등 각 분야에 대해서도 설문조사를 통해 비리여부를 가려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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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제주도 당국의 공직사회 청렴도 회복을 위한 노력을 매우 환영하는 입장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번의 ‘청렴도 하위권 탈출 운동’이 꼭 성공하기 바란다.

 청백리(淸白吏)야말로 시대와 장소를 떠나 언제 어디서나 귀감이 되는 것이므로 공직사회의 비리척결은 백번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공직사회가 비리로 얼룩지면 국가의 기틀까지 위태롭게 되기 때문이다.

 공무원들은 요즘 신이 내린 직장이라는 공기업의 행태를 보면서 느끼는 게 있을 줄 안다.

감사원의 감사 결과 신이 내린 직장 공기업의 흥청 망청이 신도 놀랄 지경이라는 비아냥을 받기에 이르렀으니 이 얼마나 한심한 일인가.

 만약 공무원 사회에 비리가 만연한다면 그것을 보는 주민들의 마음도 공기업 비리를 보는 공무원의 마음과 다를 바 없을 것이다.

 사실 우리는 제주도의 ‘청렴도 하위권 탈출’운동에 대해 한편으로는 걱정되는 바가 없는 것도 아니다.

청백리 카드제나 문자메시지를 활용한 모니터링제가 지나치게 공무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거나, 활동을 위축시키는 일은 없을까 해서다.

그리고 혹시 이 운동을 악용해서 공무원들에게 선의의 피해를 입히는 사례가 있어서도 안 된다. 이점 특히 당국이 명심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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