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중재…"필요조치 취할 것" 으름장
제18대 총선이 열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각 정당간의 비난전이 가열되고 있다. 정책대결은 간데없고 상대 후보 흠집 내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급기야 제주 선거관리위원회가 중재에 나서는 상황까지 연출됐다.
통합민주당 대변인실은 최근 논평을 내고 제주지역 여당 총선후보 3명을 겨냥 ‘만년시장’ ‘기회주의자’라며 비난을 퍼부었다. 또 ‘000의 딱가리’ ‘000의 밑씻개 노릇을 해온 것이냐’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맹비난했다.
이에 대해 자유선진당은 “성명과 논평은 그 당의 숨결이며 품위를 가늠케 한다. 도내 주요정당이 그토록 거칠고 품위가 저급한 것에 개탄을 금치 못한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의 부상일 후보 측도 “아무리 표가 급하기로서니 의도적으로 상대 후보를 깎아 내리려는 정말 유치하고 치졸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며 맞받아쳤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통합민주당 제주도당은 30일 최근 발표된 논평은 대변인실을 사칭한 것이라고 해명한 뒤 민주당은 비방·흑색선전 등 네거티브 선거운동을 사용하지 않으며 그럴 용의도 없다며 진화에 나섰다.
정당 간, 후보자들 간의 비난전도 이어지고 있다.
자유선진당은 한나라당 후보들을 겨냥 ‘꿈속에 그리던 도시를 만들겠다는 공약 제시는 꿈속에서나 해야 하는 것 아닐까’ ‘한나라당 후보들의 공약을 살펴보면 시장과 도지사 등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후보자들이 내세움직한 공약들이 대부분 이다. 시장·군수 선거로 착각하지 말라’며 싸잡아 비난했다.
한나라당 후보 측은 ‘탄돌이는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으로 당선된 분들에 대한 닉네임이자 국민들의 평가다. 이는 무능·혼란·태만의 상징이 돼 버렸다’ ‘예전부터 제주 발전의 발목을 잡던 정치꾼들이 또 나타났다’ 며 공격했다. 또 현경대 후보는 ‘얼치기 좌파정권이 지난 4년 국정을 운영하는 동안 우리 제주도민들의 생활은 참으로 어려워졌다’며 비난의 날을 세웠다.
여기에다 현명관 한나라당 제주도당위원장이 ‘공무원 선거개입’ 의혹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서도 갖가지 해석과 비난이 난무하고 있다.
현명관 위원장은 지난 29일 본인 명의의 성명을 내고 “선거운동이 시작되자마자 공무원 선거개입 조짐과 정황들이 감지되고 있다”며 공무원 선거개입을 근절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통합민주당은 “증거를 제시하고 반드시 선관위 및 검·경에 고발해야 마땅할 것이다. 아니면 말고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지적한 뒤 “삼성특검 조사 결과에 대해서도 오리발을 내밀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더러운 입을 오물거리지 말라”고 맹비난했다.
자유선진당 제주도당도 구체적인 정황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도 않은 채 문제를 제기한 저의가 의심스럽다며 비판했다.
그러면서 섣부르고 반응보기식 문제제기를 자제하고 대통령의 제2공항 공약 뒤집기와 4·3위원회 폐지 방침에 대해 고민하는데 시간을 할애하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총선이 다가올수록 후보와 정당 간 상호비방전이 도를 넘어서자 급기야 제주도 선거관리위원회가 중재에 나섰다.
도 선관위는 객관적인 근거 없이 선거분위기를 해칠 수 있는 악의적인 성명발표나 상대 후보에 대한 비방·흑색선전·허위사실 등을 공표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한편 근거자료가 없을 때는 고발 등의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