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평시평] 행복한 눈물, 슬픈눈물
[세평시평] 행복한 눈물, 슬픈눈물
  • 제주타임스
  • 승인 2008.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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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간에 화제가 된 “행복한 눈물” 그림사본을 잡지에서 보았다.

그 그림 속에서 빨간 머리 젊은 여자는 금방 너무나 기쁜 소식을 접한 것 같다.

그 낭보를 전한 사람이 바로 이 여자 앞에 서 있는 느낌이다.

여자는 웃음만으로 그칠 수 없는 행복에 그만 눈에서 감격의 눈물이 막 떨러지려고 한다.

손으로 감싼 그 얼굴에는 감격이 가득하다. 

이 그림이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86억5천만원에 경매되었다는 리히텐슈타인(Lichtenstein)의 “행복한 눈물(Happy Tear)”이다.

나는 그림에 대해서 문외한이지만, 행복한 눈물이라는 그림의 제목은 전문분야를 떠난 보통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가 조금은 힘들다.

행복과 눈물은 상반된 개념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눈물은 원통한 일을 겪거나 불쌍한 일을 보고 마음의 아파서 흘리는 것이다.

아픔과 기쁨을 같이 표현하는 것은 예술세계에서는 가능할지 모르지만, 현실의 세계에서는 가능치 않은 일이다.

현실은 우리가 GNP 2만 $이라지만 일반 중산층생활의 현주소는 “슬픈 눈물”이다. 

유럽의 한 연구소에서 측정한 ‘세계국가의 행복지수’에서 전 세계 95개 국가 중 한국은 56위이다.

삶의 질은 세계에서 중반이하 순위다. 요즘 중산층들은 불안한 직장, 이해 받지 못하는 가정, 현기증 나는 무한경쟁사회는, 서민들을 얼마나 무력화하고 무가치한 존재로 내몰고 있는가?

삶이란 것을 몸서리치게 체험한 서민들의 상처에서 “슬픈 눈물”로 달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길가에서 김밥장사를 하는 정규대학을 나온 젊은 지성들, 명문대학까지 졸업한 고학력자가 아르바이트(part time) 일도 없어 새벽에 인력시장에서 일거리를 찾는 지식층젊은이들, 아무리 자기 성찰을 해도 잘 살수 없다며 중년에 이르러 자신을 바꾸고, 부인을 바꾸고, 직장과 직종까지 바꾸며 새 전공을 공부하려 50줄에 대학에 재입학 하는 등 정체성 재확립을 시도하는 젊은이들, 아예 직업을 포기하고 떠도는 50대 가장들도 흔한 사회가 되고 있다 .

그러나 한편에서는  돈 모으는데 운이 트인 일부 귀족들은 부와 명예를 거머쥔 일부귀족들은 재력과 권력을 더 잡기위해 혈안이 되고 있는 사회다, 요즘 신문에 “고소영” “강부자”라는 말을 쉽게 접 할 수 있다.

이게 서민들에는 “슬픈 눈물”이다.

“행복한 눈물”과 “슬픈 눈물”은 이와 같이 현실세계에서는 현저히 갈라져 있는 것이다. 

우리들이 사는 사바세계에서는 슬픔과 기쁨이 따로 갈라져 있지만 종교세계에서는 예술의 세계와 같이 슬픔과 행복을 같은 것으로 생각하고 동일시하는 것이다.

불교에서 불상(佛像)이 그렇다.

부처상은 지혜(智慧)와 자비(慈悲)가 공존하는 상이다.

뿐만 아니라 유교에서 주역(周易)은 “음중양(陰中陽) 양중음(陽中陰)” 이 그 핵심이다.

이중률(二重律)이 핵심인 것이다.

“행복 속에 불행이 있고, 불행 속에 행복”이 있다. 는 말이다.

“착함 속에 악함이 있고, 악함 속에 착함”이 있다. “거짓 속에 진실이 있고, 진실 속에 거짓”이 있다는 말이다.

우주가 지닌 이 이중성을 가슴으로 깨달으면 도를 통한 것이라고 한다.(주역사전)

행복한 눈물을 가진 자들보다도 억장이 무너지는 슬픈 눈물을 흘리는 모든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 있다.

메테르링크의 <파랑새>다.

이 책에는 모든 행복을 찾아 봤지만 결국 그것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고 자신의 내에 있는 것으로 결론을 얻게 된다.

예사로 흘러 넘기는, 또 자기가 부정(Don’t want)하는 그 속에 실은 행복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 앞에 어두운 생각에서 상식이라는 커튼을 활짝 열고 맑은 마음의 여백을 만드는 것만이 행복한 눈물이 소유자가 될 것 같다.

칼 부세의 시가 생각난다.

행복이 산 넘어 있는 줄 알고 그를 찾아 나섰다가 자신의 주변에 있다는 결론을 얻고 되돌아오는 것이다. 이렇게 행복은 자신에게 있는 것을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김   찬   집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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