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상권 말라죽어 VS 지역사회 공헌 커
골목상권 말라죽어 VS 지역사회 공헌 커
  • 임창준
  • 승인 2008.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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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하나로마트 매출액 '쑥쑥'

체인점협의회, 농협 '규탄대회'도

제주지역 대형 마트 등 대형 매장의 매출액이 급격히 늘어나는데 반해 중소 골목상권은 매출액 감소로 존립 위기에 처했다는 지적이 잇달아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골목상권을 형성하고 있는 ‘토종’ 상인들이 조직적인 대응 움직임이 일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슈퍼마켓조합.남양체인본부.근대화체인본부.킹마트체인본부 등 중소형 토종상인회들이 중심이 된 제주자치도체인본부협의회(회장 홍오성)는 25일 오후 7시30분 300여곳의 토종 상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대형마트 및 농협하나로마트 규탄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체인본부협의회는 이날 대회에서 “2~3일에 1개 점포씩 문을 닫고 있는 골목상권의 아픔을 아느냐”며 “이마트.롯데마트.농협하나로마트 등 대형 마트의 가파른 성장세로 지난 1년간 약 150여개의 중소마트가 문을 닫아 골목상권은 벼랑 끝에 몰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체인본부협의회는 특히 “농협 하나로마트는 제주도내 40여개 매장을 기반으로 지난해 약 2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며 “이는 제주도내 소형매장 2000여개의 매출규모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체인본부협의회는 또 “농협 하나로마트는 농민을 위한다는 본래 취지와 달리 농협이 신용사업(은행업) 부문에서 나온 엄청난 수익을 가지고 제주지역에 무차별 투자해 골목상권을 죽이고 있다” 며 농협을 정면으로 겨눴다.

이들은 “농협 하나로마트의 제도적인 규제와 상생할 수 있는 여건 조성만이 제주 토종상권이 그마마 숨쉬고 지역경제가 조금씩 되살아 날수 있을 것”이라며 “골목상권의 자구노력도 절실하므로 대안마련을 위한 결의를 다지기 위해 앞으로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겠다”며 대형마트에 대한 본격적인 대응에 나설 것임을 예고했다. 특히 이들은 하나로마트의 영업시간 제한, 신규진출 제한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2003년 이후 4년간 제주도내 대형마트 매출액 비중은 12.6% 증가한 반면 중형마트는 11.1%, 소형마트는 1.5%가 각각 줄어드는 등 골목상권의 쇠잔 통계를 최근 조사 발표한 바 있다.


농협, "하나로마트도 토종기업"

제주지역 ‘토종’상인들이 골목상권 침체의 주범으로 농협 하나로마트를 지목, 영업시간 제한, 신규진출 저지 등을 강력히 천명하고 나서자 농협 측은 "하나로마트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정확히 이해해 줄 것“을 요구하며 반격에 나섰다.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이하 농협)는 27일 해명자료를 내고 "농협마트의 지역사회 기여도와 근본 역할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일반 대기업 대형마트와 똑같다는 시각에서 바라보는 체인본부협의회의 주장은 수긍할 수 없다"고 밝혔다.

농협은 "농협 하나로마트는 지역 토종기업으로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며 "지역주민 및 농업인의 실익을 고려해 적자 운영되는 지역의 농협마트도 폐쇄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실제 도내 농협 하나로마트 41곳 중 31곳이 읍· 면지역에 소재하고 이중 60%이상이 적자로 운영되고 있다"며 "하지만 지역주민의 편의와 저렴한 가격으로 농산물 및 생필품을 판매한다는 공익적 측면에서 운영하고 있는 것"이라고 체인본부의 ‘토종’ 상인에 맞섰다.

농협은 "하나로마트는 한미FTA협상 타결로 인한 농축산물 수입개방과 고유가 및 비료·농약·사료 등 각종 농자재가격의 상승으로 더욱 어려워진 도내 농·축산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 농축산물을 지키고 판매하는 점포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산지와의 직거래로 농축산물 유통구조개선에 힘쓰고 있다”고 해명했다.

농협은 "하나로마트는 지역농축산물을 조합원들로부터 계통구매해 지역주민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고 있으며 조합원의 생필품 구매편의를 제공하고 있다"며 "하나로마트를 이용하는 것은 결국 우리 농축산물 판매증대를 통한 지역농축산인의 실익증대로 환원되는 것"이라고 체인본부협의회의 주장에 반박했다.


농협은 "지역마트, 재래시장과 농협 하나로마트는 제주지역사회에서 상호경쟁 속에 상생해야 한다"며 "약자들이 모여 세운 토종기업(하나로마트)을 거대기업으로 몰아붙이고 이를 조장하는 것은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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