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한달 이명박 정부에 면박
이명박정부 출범 한 달. 많은 사람들이 “싹수가 노랗다“고 한다.
이대통령 지지층에서는 ‘걱정과 안타까움’에서 일터이고 그 반대쪽에서는 “그럴 줄 알았다”는 냉소와 고소함에서 비롯 됐을 수도 있다.
어디에서 비롯됐든 출발 한 달 만에 “싹수가 노랗다”는 까칠한 소리를 듣는 건 유쾌한 일은 아니다.
듣는 쪽에서는 억울하고 복통(腹痛)할 노릇이다.
물론 5년 정권에서 출발 1개월은 그야말로 걸음마 시기다.
아장걸음에도 ‘도리도리 짝짜꿍’ 손뼉쳐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기에 “출발 한 달 만에 새 정부를 판단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말에는 수긍은 간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출범초기 정부의 파행과 난맥상과 비틀거림을 그대로 보고만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무작정 덮고 갈수도 없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속담을 떠올린다면 더욱 그렇다.
정권의 앞날보다 나라의 미래가 더 소중하고 더 절박하기 때문이다.
기대와 희망이 실망으로
이명박대통령은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겠다”고 했다. “국민에게 희망을 드리겠다”고도 했다.
겸손한 정부, 일 잘하는 정부, 창조적 실용정부가 이명박정부의 지향이다.
그러나 움직임을 보면 이와는 거리가 멀다.
겸손이 오만과 독선으로 비쳐지고 있어서다.
희망이 실망과 절망으로 채색되고 있어서다. 그래서 지지자들은 더욱 깊은 환멸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속된 말로 ‘싸가지 없었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호들갑‘은 지난 일이니 어쩔 수 없이 덮어 둘 수도 있다.
그렇다고 강부자(강남부자)로 힐난 받는 청와대 수석과 내각 인사 파문이나 ‘이명박 계열만 살아남은 공천’이라는 이른바 ‘명계남 공천’으로 조롱받는 한나라당 공천까지 모개로 덮어버릴 수는 없다. 그 혼돈의 파장이 너무 크고 넓기 때문이다.
당사자들로서야 그야말로 ‘미치고 환장 할 일’이지만 이 모든 파문과 파동의 뒤에는 이대통령과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이 있다는 말이 떠돌고 있다면 그대로 넘길 일이 아니다.
'인사파동 민심이반' 급속
“아우 먼저”, “형님 먼저”하며 벌써부터 권력 나눠먹기를 즐기고 있다는 소리도 들린다.
새 정부의 힘 있는 자리를 특정지역 출신이 독식해 버리자 나오는 세간의 비아냥거림이다.
공적(公的)이어야 할 국정운영을 ‘이너서클‘을 통해 사유화 하겠다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던 대통령에 대한 급속한 민심이반 현상도 여기서 시작되었을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창조적 실용정부’라면 인재를 영입함에 있어 고인 웅덩이에만 코 박을 일이 아니다.
반대그룹 웅덩이에서도 보석같이 빛나는 실용적 인재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19세기말 미국의 실용주의를 꽃피게 했던 ‘윌리엄 제임스’는 “실용주의란 반대되는 사고방식을 조화시키는 ‘행복한 조화자‘(happy harmonzer)” 라 했다.
그렇다면 이명박 정부는 취임 한 달의 혹독한 평가를 어떻게 극복해야 하나.
우선 이너서클을 해체하여 주변을 정리하는 일이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 중심에 ‘대통령의 형‘이 있음은 물론이다.
이명박 정부에 면박을 주는 국민들이 많다는 것은 아직도 이명박 정부에 기대를 걸고 싶은 사람들이 많음이다.
취임후 한 달이 실망스럽지만 아직은 절망할 때가 아니어서 그렇다.
김 덕 남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