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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민의 경제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돼 도민과 애환을 함께 해온 제주의 이른바 ‘골목상권’이 죽어가고 있다.
외부 거대 자본을 무기로 한 대형 유통점이 제주의 유통시장을 무차별 잠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도내 구멍가게나 소형매장은 점점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뒷골목 경제의 중심축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1996년까지만 해도 제주의 상권은 시골마을의 구멍가게나 뒷골목 매장이 주류였다.
이들이 지역 상권을 주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들 시골마을이나 뒷골목 구멍가게, 소형매점이 제주의 생활경제를 이끌었던 것이다.
그런데 지난 1996년 제주지역에 처음으로 대형 유통점이 진출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매장면적이 3000㎡가 넘는 대형 할인매장이 들어서면서다. 현재 제주지역에는 이런 대형 매장이 7개소나 있다.
이들의 지난해 판매액은 3183억원으로 제주전체 유통시장 매출의 56%를 차지하고 있다.
제주진출 10년만에 제주의 중소매장 매출의 절반이상을 앗아가 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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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대형 유통업체의 자본은 모두 외래자본이다. 재벌그룹 등에서 운영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제주도민의 호주머니에서 나온 매출액은 당일치기로 서울 등 본사로 유출되어 버린다.
2008년 1월 판매액 기준 매월 248억원이 제주경제에 도움을 주지 않고 고스란히 역외로 유출되어버리는 것이다.
이들 제주지역 대형 유통점의 판매액 증가율은 전국 1위다.
최근 3년간 41.3% 증가했다. 전국 평균증가율보다 5.6배나 높다.
그러나 이들 업체가 제주에 기여하는 것은 거의 없다. 제주의 영세업체만 죽이는 것이다.
그래서 가뜩이나 열악한 제주의 영세 골목상권을 살리고 제주의 지역 상권을 활성화하기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도민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외래 자본의 유입이나 제주진출을 차단할 수가 없고 그들 자본이 제주시장을 잠식하는 현실을 물리적으로 막을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제주에 진출한 대형매장 업체와 중소매장업체, 제주의 소규모 업체가 시장규모에 맞는 마케팅 협약을 맺어 균형을 맞추어 보라는 의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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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제주지역 유통시장 매출액 비율은 7개 대형매장이 56%를 자치하고 있다.
그 뒤로 중형 마트가 33%, 소형마트는 11%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해 매출규모가 그렇다.
더구나 최근 4년간 대형 유통업체의 매출액은 12.6% 늘어났는데 비해 중소형 마트는 여기에 밀려 오히려 줄어들었다.
이런 추세라면 도매 중소형 유통업체는 10년안에 동반붕괴 되고 제주지역 밑바닥 경제는 초토화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래서 신규 대형업체의 제주진출을 억제시키고 대형업체의 영업시장 조정, 지역생산품 우대 등 진열상품 조정 등을 통해 제주의 중소마트와의 상생협약을 맺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도와 대형업체와 그리고 도내 중소업체 대표들이 함께 모여 서로 도우며 살 수 있는 제주골목 상권 살리기 상생협약을 맺어야 한다는 의견에 우리도 적극적으로 동의하고자 한다.
나만 살기보다 더불어 사는 공동체 의식은 제주발전의 밑거름이 될 것이기에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