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대형마트들 '몸집 불리기'…골목상권 '고사
영업시간 조정ㆍ신규시장 진출 제한 등 조치 필요
막다른 골목에 내몰린 제주지역 영세 중소매점인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형 마트의 무분별한 진출 규제와 함께 물류비용 경감, 영세 소매업체들의 차별화 노력, 행.재정적인 지원 등이 과제로 떠오르는 가운데 제주지역 대형 마트의 연간 매출액 합계가 3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시간 조정ㆍ신규시장 진출 제한 등 조치 필요
특히 농민-소비자 직거래를 통해 농민들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창설된 농협의 하나로 마트가 최근들어 몸집불리기에 나서면서 골목길 상권이 나날이 고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8년 1월 소매판매액 동향’ 자료에 따르면 제주지역 대형 마트의 올해 1월 판매액은 총 24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를 연간 누적판매액으로 환산할 경우 올해 연간 매출액은 지난해에 이어 3000억원대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통계청 조사는 통계청 조사담당이 전국 2600개 사업체 표본을 대상으로 매장 바닥면적 기준 3000㎡ 이상인 443개 점포를 직접 방문해 수집한 상품군별 판매액을 기초로 작성됐다.
도내 매장 중에선 이마트 3개점과 롯데마트 제주점, 삼성 홈플러스 서귀포점, 제주시농협 하나로마트, 뉴월드마트 화북점 등 7개 매장을 대상으로 조사됐다.
2005년 이후 연도별 도내 대형매장의 판매액을 보면 2005년 2253억원, 2006년 3183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2006년의 경우 전년에 비해 연간 매출액 증가폭은 전국 16개 시. 도 가운데 가장 높은 41.3%를 기록했다. 제주지역 다음 2번째로 매출액이 상승한 전남지역(265)에 비해서도 월등히 큰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이 같은 대형마트의 매출액 급신장세로 인해 제주지역 중소형 매장 등 토종 골목상권의 위기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대형 매장들이 제주 전 지역에서 잇단 출점으로 인해 해당 지역 상권을 지켜오던 중. 소형 토종(재래) 매장들이 대형 마트의 공격적 마케팅 전략과 자본규모에 눌려 속수무책으로 문을 닫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런 현상은 한국은행 통계에서도 잘 나타난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조사한 매장 규모별 매출액 비중 추이에 따르면 지난 2003년 이후 4년간 대형 마트 매출액 비중은 12.6%포인트 증가한 반면, 중. 소형 마트의 매출액 비중은 11.1%포인트 감소했다.
또 지난 2006년 기준 매장 규모별 매출액 비중은 대형마트 56%, 중형마트 33.3%, 소형마트 10.7%로 지난 1996년 제주지역에 처음으로 대형 매장이 진출한 후 10년만에 마트 시장을 절반 이상 석권하고 있다. (2007년도 통계는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특히 도내 7개 대표적인 대형마트 외에도 특히 지역별로 출점 했거나 개점을 추진중인 농협 하나로 마트가 나날이 몸집을 크게 불리는 바람에 도 지역상권의 붕괴를 촉진시키고 있다는 것이 지역 상공계의 공통적인 시각이다.
즉 도내 유통구조에서 농협 하나로 마트가 몸집 불리기에 나서면서 지역 골목상권의 입장에서는 대형 매장에 버금가는 위협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10일 비교적 탄탄하게 영업해하던 제주시내 한 중소 마트가 부도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한편, 제주 체인본부협의회는 이와 관련 12일 논평을 통해 “대형마트나 농협 하나로 마트 등에 대한 영업시간의 조정과 신규진출 제한 등의 방법 없이는 골목상권의 연쇄부도를 막을 수 없는 게 엄연한 현실”이라며 “따라서 농협 하나로 마트 등에 대한 제도적인 규제와 상생 여건조성 만이 제주도 토종 골목상권을 숨쉬게 하고 그나마 지역경제를 조금씩 살아날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골목상권 보호를 위한 제도적 뒷받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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