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신시가지 개발 … '실패작?'
서귀포 신시가지 개발 … '실패작?'
  • 김용덕 기자
  • 승인 2004.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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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ㆍ목용탕ㆍ병의원ㆍ문화시설 등

서귀포 신시가지가 개발이 완료된지 12년이 지났다. 그러나 ‘실패작’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는 올초 마련된 신시가지 활성화 방안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인구유입책 및 상업지구활성화 등의 대책을 수립했다. 그러나 경기침체와 구시가지권 주민의 이주 기피 등 신시가지는 ‘빛좋은 개살구’에 불과, 활성화계획은 백년하청(百年河淸)으로 끝날 우려를 낳고 있다.

서귀포시는 지난 89년 5월 서호, 법환, 강정동 일대 97만8421㎡(29만6050평)를 대상으로 사업비 535억원을 투입하는 신시가지 개발에 나서 지난 92년 6월 1단계 계획을 완료했다.

택지개발은 39만3743㎡가 100% 완료됐지만 건축율은 10여년이 지난 지난해말 기준 67%에 그치고 있다.
상업용지는 7만9544㎡가 완료됐다. 그러나 공지율이 무려 91%로 상업시설물이 거의 안들어선 상태다.

당초 목표했던 2210세대 9060명의 인구유입계획은 계획인구의 67%에 그치고 있다.
사람이 없는데 상업시설이 들어설 이유가 없는 것이다.
시는 신시가지 활성화를 위해 △신시가지 2차개발 예정지구인 미개발상태의 108만1080㎡는 시가화조정지구해제후 당초 용도인 자연녹지지역으로 환원 △상업지역내 건축고도제한 3-6층에서 1-6층(18m)으로 완화 △방화지구 해제 등의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효과를 전혀 보지 못하고 있다.

또한 기존시가지와 신시가지간 2.5km 도로개설에 이어 법환, 강정간 1.7km 등 연계도로개설, 신시가지 주변 국도 확충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나 소위 ‘약발’이 전혀 먹혀들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서귀포 신시가지내에는 현재 시청과 경찰서, 전화국, 우체국, 소방소 등 관공서와 농감협, 의료보험공단, 새서귀초등교, 대신중학교 등 학교, 월드컵경기장, 강창학 체육공원 등이 들어서 외형상 그럴 듯한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신도시의 넘치는 활력은 그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국제축구대회가 열리는 날이나 출퇴근시간을 제외하면 고요 그 자체다. 밤엔 적막하기 그지 없다.

특히 신시가지 지하 수맥상 이곳에 집을 지으면 후손이 없고 장사가 안된다는 풍수지리까지 여전히 회자, 당초 신시가지 아파트에 입주했던 시민들은 인근 동홍동으로 이사해 버릴 정도다. 주변식당은 장사가 안돼 울상이다. 심지어 관공서 직원조차 신시가지보다 구시가지를 이용하는 경우가 허다한 실정이다.

신시가지에는 그 흔한 대형마트 하나 없다. 병․의원뿐 아니라 목욕탕 조차 없다. 목욕탕의 경우 특별법상 지하수 개발되지 않아 경쟁력을 갖출 수 없기 때문이다. 시가 목욕탕 물 값을 가정용 수준까지 낮췄지만 허사였다.
문화시설도 거의 전무, 현대인이 살만한 여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신시가지가 개발된지 12년이 넘도록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근본적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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