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도박꾼은 불확실한 것을 얻기 위해 확실한 것을 버리는 사람들”.
프랑스의 수학자이며 물리학자이자 철학자였던 파스칼(1623-1662)의 말이다.
파스칼은 한 노름꾼의 제안으로 도박판의 판돈을 배분하는 문제를 연구하여 ‘확률론’이라는 새 분야를 개척하기도 했다.
그래서 ‘불확실한 것을 얻기 위해 확실한 것을 버리는 도박’에 대한 ‘파스칼 논리’는 오늘에도 진리로 다가선다.
▶도박에 대한 잠언(箴言)은 많다.
“도박은 탐욕의 자식이며 낭비의 양친”이라거나 “노름은 유혹의 손길이며 절망의 가슴”이라는 말도 도박을 보는 부정적 시각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왜 도박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까.
불확실한 것을 얻을 수 있다는 상상의 욕망이 도박의 울타리에서 맴돌게 한다는 풀이도 있다.
물론 도박의 매력을 말하는 이들도 있기는 하다. 역시 프랑스의 시인이자 비평가였던 c.p 보들레르(1821-1867)도 “인생에 있어서 참된 매력은 도박밖에 없다”는 도박 예찬론자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도박은 미약(媚藥)과 같은 중독성 마약 일 수밖에 없다.
그 사회적 해악은 이미 역사가 증명해오고 있는 터다.
지난 2001년 개장한 강원랜드 카지노 방문객중 절반이 병리적 도박증세를 보이고 있다는 최근의 한 연구발표도 여기에 속할 것이다.
얼마 전에는 로또 복권에 증독된 아버지와 딸이 동반자살을 기도해 딸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불확실한 것을 얻기 위해 확실한 재산과 소중한 목숨까지 버리는 어리석음은 어디 도박 뿐일 것인가.
이 가을에는 헛된 욕심보다 땀흘려 확실한 것을 추수하는 농부들의 끈끈한 노력을 배울 일이다.